인기 기자
(금산분리 손질③)"전통 금융사 묶인 발 풀어줘야"
"규제 풀어 몸집 커진 빅테크와 경쟁 촉진할 때"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 위해 인뱅 특혜 거둬들여야"
2022-06-23 08:00:00 2022-06-23 08: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신병남 기자] 전문가들은 금산분리 규제가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 시대를 쫓아오지 못하는 낡은 규제라는 것에 대체적으로 공감한다. 특히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에 어긋나는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는 데 동의하며 금산분리 등 금융규제 완화를 주문한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22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그 동안 IT 기업에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규제들이 흘러갔다"며 "규제를 완화하면서까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진입을 허용해줬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제 과제는 그 다음인데, 제도권 금융사들 발이 너무 묶여있다. 단기간에 몸집이 너무 커진 IT 기업들과 다시 경쟁을 촉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위 교수는 "방법은 두 가지 중 하나"라며 "네이버·카카오 등 자금력 있는 IT 기업이 아닌 핀테크 등 작은 IT 기업들의 추가 진입 또는 전통 금융사 등 제도권의 기술회사 인수를 통해 경쟁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카카오 등을 제외한 타 IT 기업들이 금융에 대한 자금 투입 의지가 없어 IT 기업의 추가 진입은 늦었다고 본다"며 "그렇다면 전통 금융사들이 기술회사를 품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금산분리를 도입한 가장 큰 이유는 대기업집단 지배주주의 사금고화를 방지한다는 목적이었다"며 "재벌이 금융까지 지배하는 데 대한 우려 때문이었지만, 현재는 재벌 개념이 희석되고 시대가 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통 금융산업이 빅테크와 대등한 경쟁이 될 수 있을 정도로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금산분리를 통해 비금융사들에 대한 진입장벽 활동 방향을 고민할 시점"이라며 "IT 빅테크들의 금융진출이 활발해지고, 대상 분야도 빅블러 시대에 맞춰서 금융회사의 비금융권에 대한 진입장벽과 영업제약 요건들에 대해 재조정을 검토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이는 은행, 증권, 보험, 금융투자 등 업권 전체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IT, 빅테크의 경쟁력이 제고되고 있는 만큼 기존 전통 금융업에도 비금융 산업에 대한 진입장벽과 영업상 제약 조건이 있는지에 대해 합리적 검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인터넷전문은행에게 주어졌던 특혜를 거둬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빅테크가 지배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출현으로 금융 건전성은 오히려 느슨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점차 인터넷전문은행이 빅테크를 기반으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릴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만큼, 그 동안의 혜택을 거둬들이고 인터넷전문은행쪽 규제를 강화하는 것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금산분리 완화를 시사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금산분리 등 금융규제 쇄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경기 성남시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신병남 기자 toyouj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