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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윤 대통령, NSC 첫 주재…한반도, 다시 '시계제로'(종합)
"한미 확장억제 실행력·연합방위태세 실질 조치 이행하라"
2022-05-25 16:05:59 2022-05-25 20:23:39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북한이 25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두 번째 미사일 발사이자, 올해 들어 17번째 무력 도발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35분부터 8시38분까지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과 대비 태세를 보고받은 뒤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 간 합의된 확장억제 실행력과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 실질적 조치를 이행하라"며 "대한민국 안보에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상시 대비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참석자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로 규정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고 전했다. 회의에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효 1차장·신인호 2차장,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박진 외교부·권영세 통일부·이종섭 국방부 장관, 권춘택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이 참석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이 한미정상회담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본국 귀환 직전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도가 담겼다는 게 대통령실의 분석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ICBM 도발에 대해 "북한이 기존에 해오던 핵미사일 개량 과정이지만 정치일정 개입 및 신정부의 안보태세를 시험하자는 정치적 의도도 포함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귀국길에 오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본토 영공에 진입한 시점과 비슷하게 쏜 것도 한미에 던진 전략적 메시지"라고 판단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도발이 장거리 ICBM급(대륙간탄도미사일)과 단거리 SRBM(단거리탄도미사일) 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한 것이기 때문에 여러 미사일을 섞어서 발사한 것은 전략적인 함의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NSC 회의 뒤 이례적으로 정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북한 도발을 강력 규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를 "대통령의 판단”이라고 했다. 정부는 성명을 통해 "북한이 오늘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한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불법행위이자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북한의 이번 도발은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해석된다. 다음 수순은 7차 핵실험이라는 데 한미 모두 동의하고 있다. 동아시아의 긴장감 고조와 함께 한반도는 다시 시계제로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 자명해졌다. 김 차장은 "풍계리 핵실험장과 다른 장소에서 7차 핵실험을 준비하기 위한 핵 기폭 장치 작동 시험을 하고 있는 것이 탐지되고 있다"며 "핵실험을 위해 마지막 준비 단계가 임박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북한이 ICBM 발사나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제재를 가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한미 동맹을 재차 강조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들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촉구하는 게 최대한의 조치다. 윤 대통령이 이날 NSC에서 '확장억제 실행력'과 '실질적 조치'를 언급했지만, 이조차도 온전히 한미 동맹에 기댄 대응이라는 점에서 미온적이고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꺼낼 수 있는 카드에 대해, 어떤 액션을 취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미리 공개하거나 예고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어떻게 해 나가는지는 지켜보시면 될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북한은 앞서 이날 오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차례로 시험 발사했다. 합참은 첫 번째 발사는 신형 ICBM인 '화성-17형'으로 판단하고 있다. 두 번째 발사가 있기 전 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NSC 소집을 결정했다고 안보실은 전했다. 김 차장은 "NSC를 열기로 한 후 나온 두 발의 SRBM도 핵을 투발할 수 있는 성능을 개량하고자 하는 의미가 내포됐다"고 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간 채널도 분주히 움직였다. 두 사람은 이날 유선 협의를 통해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 정면 위반이자 한반도 및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NSC 회의 이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긴급 통화를 갖고, 한미 공조를 통한 강력 대응과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번 주 안에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통화도 추진키로 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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