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현대중공업 임단협 난항…’3사 단일교섭’ 깊은 고민
이달 말까지 건기·일렉 교섭 안되면 파업 가능성
사측 “단일 교섭 불합리” 주장…노조도 시간 촉박
올해 지회 세워 ‘각자 교섭’ 선택지 늘릴수도
입력 : 2022-05-19 16:37:51 수정 : 2022-05-19 18:33:02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현대중공업(329180)의 2021년도 임단협(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이 통과됐지만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일렉트릭 조합원 반대 이후 사측이 재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
 
세 회사 중 한 곳이라도 합의안에 반대하면 임단협 마무리가 안되는 ‘3사 1노조 교섭’ 원칙을 두고 노사가 고심하는 모습이다. 이에 노조가 5년째 추진하는 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 지회 설립이 현실화할 경우 각사 교섭 등 창구 다양화 전략을 펼 지 관심을 끈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은 2021년도 임단협 잠정 합의안 투표 부결 일주일이 되도록 교섭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지부는 지지부진한 교섭을 이유로 지난달 27일 전면 파업을 시작했다. 이달 10일 기본급 정기인상 7만3000원이 포함된 잠정합의안이 나왔고 12일 조합원 투표에서 6700명 규모인 현대중공업 조합원 찬성 62.48%로 가결됐다.
 
반면 535명 규모 현대일렉트릭과 379명 현대건설기계는 반대표가 각각 53.44%와 53.08%로 부결됐다. 두 곳에서 재교섭과 재투표를 거쳐야 3사 임단협이 마무리된다. 재교섭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노조는 이번주 교섭을 요구하고 있지만 다음주 사측이 교섭 관련 입장을 낼 것으로 내다본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12일 2021년도 임금협상 2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이날 오후 울산 본사 체육관에서 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조)
 
노조 관계자는 “해를 넘긴 2021년도 교섭을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며 “이것이 안 되면 노동자들이 안전에 대한 불안감,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으로 생산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불행한 일이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도 교섭을 빨리 끝내고 2022년도 교섭을 시간 내에 정리해서 회사를 정상화시켜 조선 산업 호황에 동참하는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고 사측의 대응을 촉구했다.
 
노조는 임단협 기간 만료일인 이달 31일까지 2021년도 협상을 마무리해야 2022년도 교섭을 원만히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노사는 2022년도 교섭을 원만히 진행하자고 합의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3사 1노조 원칙을 세운 배경은 지난 2017년 인적분할이다. 노조 측은 원래 하나였던 회사가 나뉘면서 처우 격차 등을 우려해 창구를 단일화했다고 설명해왔다. 현재 금속노조 산하 현대중공업 지부가 3사 유일 교섭단체다.
 
한편으로는 같은 해 ‘지회 설립 추진 위원회’를 구성해 현재 운영위원과 대의원을 합쳐 15명 규모로 운영중이다.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일렉트릭에 지회를 세우자는 안건은 지난 5년간 통과된 적이 없다.
 
현대중공업 지부에 교섭 대표 임명권과 재정권, 단체교섭 체결권, 총회 권한을 그대로 두면 지회 설립에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반대 논리였다. 조합비 배분에 대한 이견 등도 지회 설립 지연의 한 원인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전날 노조는 소식지에서 “지부는 ‘지회 설립 추진 위원회’를 계속 이어가고 있고, 머지않아 결과를 낼 것으로 보고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지회가 세워지더라도 공동 교섭 방식으로 공동교섭 요구안을 전달할 수 있다”며 “3사 1노조 교섭 체제를 유지할 여지도 있는데, 개별 교섭을 하게 되면 회사가 교섭을 질질 끌거나 노조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없다는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회가 생기면 그간 지부에서 관장한 노사협의회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임단협 등 각종 협상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노조는 지회를 구성할 때 교섭 방식을 규칙으로 정하면 계속 따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현행 교섭 방식과 개별 교섭을 선택지로 남겨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3사 1노조 교섭은 노사 간 주된 갈등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사측은 전면 파업 직후인 지난달 29일 “우리는 업종과 사업 실적이 전혀 다른 회사들이 동시에 교섭을 진행한다는 게 얼마나 불합리한지를 뼈저리게 느꼈다”며 분리교섭에만 응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후 사측은 태도를 바꿔 이달 2일 노조와 본교섭을 시작해 10일 잠정 합의안을 냈다. 3사 중 현대중공업 잠정안 가결로 급한 불은 껐지만 건설기계와 일렉트릭 재교섭, 2022년도 임단협 등 절차가 남아있어 올해도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측은 2022년도 임단협 때도 각자 교섭을 요구할지에 대해 “일단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협상을) 타결하고 싶은 마음은 회사나 노조나 비슷할 것이므로 접점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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