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갈등②)"정치 논리" vs "시장 자율"
'영세업자 보호' 명분 불구…선거철마다 선심정책 악용
카드사들, 수익 방어 위해 '혜자카드' 줄여
2022-05-10 06:00:00 2022-05-10 06: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체계'가 도입된지 10년이 흘렀지만 정치 논리냐 시장 자율이냐를 놓고 여전히 갈등을 거듭 중이다. 당국은 시장 자율에 맡겼다가는 협상력이 떨어지는 영세가맹점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때마다 반복되는 선거철과 맞물려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가 앞서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카드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9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지난 2012년 개정 당시 국회 정무위원장도 법안에 따른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통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걸로 안다"며 "금융위원회가 발의한 다른 법안과 묶이면서 처리된 감이 없지 않았나는 평가가 많았다"고 회고했다. 
 
적격비용 재산정 체계 도입은 대형가맹점(최저 1.5%)과 일반가맹점(최대 4.5%)간 수수료 차이 지적에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영세 가맹점을 △2억원 이하 △2억~3억원 △3억~5억원 △5억~10억원 △10억~30억원 등 5개로 구분하고 수수료율을 차등 인하해왔다. 최근 조정으로는 이들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0.5~1.5%까지 낮아진 상태다.
 
반대로 카드사들은 떨어지는 수수료 수익에 대응하기 위해 비용을 절감하는 전략을 펴왔다. 예컨대 삼성카드는 지난 1분기 판매관리비로 4736억원을 썼는데, 이는 1년 전(4987억원)보다 5% 줄어든 규모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전략은 되레 적격비용 감소를 이끌었고, 재차 수수료율이 떨어지는 효과를 가지고 왔다는 게 카드업권의 설명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까지는 시장금리가 낮아 낮은 조달비용이 수익 관리에 도움을 줬는데 최근 적격비용 산정에는 이런한 과거 데이터들이 반영됐다"며 "당분간 시장 금리가 높게 유지될 것으로 관측됨에도 최근 수수료율은 다시금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협상력을 정부가 쥐면서 제도가 정권의 선심 정책에 활용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대통령선거과 지방선거가 맞물려 있는 상황으로 어느 때보다 표에 민감한 상황이다. 카드사와 가맹점 간 수수료율 협상이 늦어지더라도 수수료율 적용은 올 1월부터 소급 적용된다는 점도 두 집단 간의 갈등을 길어지게 하고 있다.
 
결국 카드사들의 '제살깎기'를 강요하는 상황에서 그 피해는 카드 소비자가 쥐게 되는 양상이다. 카드 라인업을 단순화하고 혜택이 좋은 카드를 줄이는 이유에서다. 작년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가 발급 중단한 카드는 총 192종이다. 지난 2018년 단종된 카드는 100여종에 불과했지만, 이후 2년 간 매해 202개가 단종되는 등 3년 연속 200여종의 카드가 자취를 감췄다.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는 "적격비용 산정을 통해 영세가맹점 수수료 부담이 낮아진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라 카드 혜택 축소 등 소비자 편익 감소가 우려된다"고 했다.
 
카드 수수료율 논란을 두고 가맹점별 협상력 차이를 이유로 도입된 적격비용 재산정 체계가 처음부터 논란을 야기하는 구조란 지적이 나온다. 서울 시내에서 한 시민이 카드를 이용해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