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3년마다 반복되는 카드업계와 가맹점 간 수수료 협상 갈등이 매번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면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 올해부터 연매출 30억원을 초과하는 중대형 가맹점에 0.02~0.26%p 수수료 인상을 요구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말부터 연매출 30억원 이하 우대 가맹점의 카드수수료를 0.8~1.6%에서 0.5~1.5% 수준으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그 이상 연매출을 내는 가맹점들의 수수료 인상해 이익 규모를 조정했다.
동네마트와 전자지급결제(PG)사는 즉각 반발했다. 예컨대 동네마트의 경우 평균 수수료율이 2.08∼2.28%로 상향 조정되는데, 동네마트들은 1.5%선인 평균 이익률을 크게 웃도는 수수료율은 지나치다고 주장한다. PG사 역시 2.25~2.30%로 조정되는 수수료율은 높다는 반응이다.
카드업계는 결제 부문 비용이 증가하고 있어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맞선다. 실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업계의 가맹점 수수료 부문 영업이익은 2013~2015년 5000억원에서 2016~2018년 245억원으로 줄었다. 2019~2020년에는 1317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연매출 30억원 이하 우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매년 6900억원의 수수료 수익이 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들과 가맹점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런 갈등의 원인을 제도에서 찾는다. 지난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개정되면서 적격비용에 기반한 수수료 체계가 도입됐다. 적격비용은 카드사의 자금 조달 비용, 업무 원가, 신용리스크 등을 고려해 가맹점이 부담해야 하는 최소 비용이다. 개정법에 따라 3년을 주기로 적격비용을 재산정 했는데, 매번 영세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 인하로 이어져왔다.
연매출 500억원 이상 대형 가맹점에 대한 카드 수수료율 협상력은 가맹점이 쥐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9년 카드 수수료율 인상분이 과도하다면서 신한·삼성·롯데카드의 카드 결제를 거부했다. 2000년대 초에는 이마트가 비씨카드의 수수료 인상 통보에 반발해 가맹 계약을 해지한 후 7개월이 지나 수수료율 협상을 다시 진행한 적도 있다.
결국 남는 것은 연매출 30억원에서 500억원대 가맹점들이며, 카드사들은 이들 가맹점에게 손실 비용을 전가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전국 5800여 동네마트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한국마트협회는 두 달째 신한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어 소비자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카드업권 한 관계자는 "이번엔 대통령선거과 지방선거 등 시기적 특수성이 있다보니 이러한 이슈와 맞물리면서 이전보다 갈등이 장기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3년 만에 돌아온 카드 수수료 조정을 두고 카드업계와 가맹점이 재차 갈등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카드 결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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