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에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포함시키면서 산은 내부적으로 패색이 짙어지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의 후임으로 정치인이나 관료 출신이 내려와 일종의 방패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의치 않게 됐기 때문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산은 회장이 사의 표명을 밝히면서 차기 후임으로 다양한 인사가 세평에 오르고 있다.
관료 출신으로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거론된다. 이 전 실장은 윤 당선인이 처음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캠프 좌장을 맡아 초반 정책 작업에 관여한 바 있다. 이 전 실장은 30여 년간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기획재정부 등을 두루 거친 경제통으로, 기재부 2차관·국무조정실장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다만 지난달 29일 서울장학재단 이사장에 선임되면서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인 출신으로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유력 인물로 거론된다. 윤 의원은 학자 출신이기도 하다. 서울시립대 교수와 금융연구원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등을 거친 후 지난 2020년 정계에 발을 디뎠다. 미국 시카고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금융 분야를 전공했다는 점이 최대 경쟁력으로 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책금융기관장으로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실무 경험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강석훈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차기 회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강 전 수석은 제19대 국회의원과 박근혜정부 경제수석을 지내면서 경제정책에 밝은 게 강점이다. 대선 당시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무실장을 맡아 정책 메시지를 총괄하기도 했다.
교수 출신으로는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가 언급된다. 신 교수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인수위원으로, 안철수 인수위원장 추천을 받아 인수위에 들어갔다. 신 교수 역시 경제학과 출신으로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 밖에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등도 차기 산은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공약이 산은의 부산 이전이고, 대통령직 인수위가 이를 국정과제에 포함시키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인사가 낙점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을 감안하면 새 수장은 윤석열정부 출범 후 집권 여당에서 예상 밖의 인물이 낙점될 가능성도 있다. 산은 내부에서는 산업은행 서울 존치에 무게를 둔 금융경쟁력 강화에 소신 있는 전문가가 내려와 산업은행 수장으로서 방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걸기도 했다.
산은 노조는 산은 이전 강행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산은 노조는 "정치적 이익과 지방선거 승리에만 눈먼 일부 지역 정치인들의 정치놀음"이라고 주장했다.
차기 산은 회장 임명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산은 회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차기 금융위원장이 정해져야지 결정되는 구조다. 금융권 관계자는 "차기 금융위원장이 정해진 이후 산은 회장 내정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시기상 앞으로도 최소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전경. (사진=산업은행)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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