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민의힘이 22일 6·1 지방선거에 나설 경기도지사 후보로 김은혜 의원을 공천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출신으로 '윤심'(尹心, 윤석열의 뜻)을 업고 파란을 일으켰다. 대선에 두 번이나 도전했던 관록의 유승민 전 의원은 재기를 노렸지만 초선인 김 의원에게 밀리면서 사실상 정치인생을 마감하게 됐다.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경기·인천·울산·경남 광역단체장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히며 관심을 받았던 경기도지사 후보로는 김은혜 의원이 공천됐다. 경선은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 동안 당원투표 50%와 일반국민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 의원은 최종 득표율 52.67%(현역의원 출마 마이너스 5% 적용)를 획득, 유 전 의원(44.56%)을 꺾었다.
김 의원은 경기도 성남 분당갑에 지역구를 둔 초선이다. 인수위 출범과 함께 '윤석열의 입'을 맡으면서 그의 출마엔 윤심이 실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김 의원은 당초 경선 흥행을 위한 불쏘시개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윤심을 등에 업고 빠르게 당심을 장악했다.
선거대책위원회에는 김학용 총괄선대위원장 등 현역 국회의원 4명, 현역 경기도의원 7명, 전직 도지사 4명, 전직 국회의원 24명, 전직 기초단체장 15명, 전직 경기도의회 의원 135명 등 263명이 참여하며 메머드급 조직력을 과시했다. MBC 앵커 출신이 가져다준 대중성과 신뢰도, 대선 과정에서 직전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내내 압박한 '대장동 저격수' 이미지도 김 의원이 경선에서 이기는 데 도움이 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5일 "이번 대선에서 가장 정치적 인지도가 많이 상승한 분이 김은혜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라고 말했을 만큼 대선의 수혜를 입었다.
반면 유 전 의원은 20대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뒤 정계은퇴를 고민하다, 궁여지책으로 경기도지사에 도전했다. 경선 과정에서 대구·경북 보수민심에 뿌리내린 배신자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은 그에 대한 비난이 됐다. 급기야 신년 특사로 자유의 몸이 된 박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에 안착하면서 그는 다른 행선지를 고민해야 했다.
정치적 기반인 대구를 떠나 수도권 민심을 바탕으로 차기 대선에 도전하기 위해 경기도지사 출마를 택했다. 개혁보수의 기치를 들어 중도 확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민주당마저 극찬했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두고두고 회자됐다. 그러나 초선인 김 의원에게마저 밀리며 경선에서 고배, 더 이상의 활로를 찾기는 어렵게 됐다. 유 전 의원은 초반만 해도 후보로 유력했으나 '윤심'을 등에 업은 김 의원이 전격 출마를 결심하면서 판세가 급격히 흔들렸다.
김 의원과 본선에서 싸울 민주당 후보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김동연 후보가 앞서있다는 지배적 평가 속에 안민석, 조정식 의원과 염태영 전 수원시장이 경합 중이다. 김 후보를 향한 이들의 신경전도 고조됐다. 다만 안 의원이 제안한 3자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추격의 흐름을 놓쳤다는 평가가 많다. 김 의원은 이재명 상임고문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민의힘 공관위는 인천시장 후보로 3선 의원과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낸 유정복 전 시장을 공천했다. 울산시장 후보로는 김두겸 전 남구청장이, 경남도지사 후보로는 재선의 박완수 의원이 각각 공천을 받았다. 경지지사 후보로 공천된 김 의원은 본선에 나서기 위해 이달 중 의원직을 사퇴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6월1일 지방선거에서 그의 지역구인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분당은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보수 성향이 강하다.
22일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사진 가운데)이 여의도 국회에서 6·1 지방선거 공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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