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동걸 사퇴 초읽기…산은 M&A 성공하려면?
비대한 정책금융 조직 한계
"지주사 형태 정책금융공사 필요"
2022-04-22 06:00:00 2022-04-22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정책금융을 책임지고 있는 산업은행이 KDB생명보험 매각마저 실패하면서 이동걸 산은 회장의 구조조정 책임론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즈음한 이 회장의 사퇴가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만큼 지난 5년간 구조조정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산은 중심의 정책금융 구조를 전면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0일 사모펀드(PEF) JC파트너스와 체결한 KDB생명보험 매각 계약을 최종 파기했다. JC파트너스가 보유한 MB손해보험이 최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KDB생명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산은은 2014~2016년 세 차례에 걸쳐 KDB생명 매각을 추진했다가 실패했다. 네 번째 시도마저 실패로 돌아가자 산은이 '구조조정 해결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앞서 산은은 문재인정부 5년간 쌍용차, 대우조선해양, 아시아나항공, KDB생명 등 큰 규모의 기업 구조조정을 도맡았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이동걸 회장은 M&A를 통해 산업재편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결국 성과를 내지 못했고, 회수하지 못한 자금만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현 정권 마지막 M&A까지 무산되자 이 회장의 사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 회장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지만, 윤석열정부 출범과 함께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산은 지방이전과 관련해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히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해 왔다.
 
정치권과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동걸식 산은 구조조정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자 정책금융기관의 재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도하게 몸집이 커진 정책금융기관의 기능을 재편해 정책금융의 비효율을 해소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년 산은에 대한 평가는 '안된 것도 없고 된 것도 없다'는 문장으로 요약된다"며 "산은의 구조조정 해결사 역할에 의문을 품게 된 5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산업은 진화하는데, 산업을 육성·지원·촉진해야 할 산은은 지형 변화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어 보인다"며 "더 늦기 전에 산은의 역할과 혁신과제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책금융의 주요 역할은 시장실패 보완"이라며 "산은 등 국책은행이 주로 진행했던 보편적 저리 대출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선별적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중복된 정책금융기관의 지원 프로그램을 간소화하고 기존 산업에 대한 사후적 구조조정 기능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은 민영화를 추진하던 당시 논의됐던 정책금융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재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주회사를 만들어 정책금융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면 유사한 기능을 가진 기관들의 업무 중복을 막으면서 비효율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정책금융기관은 정책금융의 적절성을 확보할 책무를 지고 있으나, 이를 담보할 장치는 미흡하다"며 "책무성 확보의 부진은 결국 납세자의 부담 확대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주회사 형태의 중소기업 정책금융공사를 설립해 자금의 총량을 통제하고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DB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마저 실패하면서 이동걸식 구조조정 책임론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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