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쇼부터 비건 메뉴까지…BTS로 물든 라스베이거스
세계 3대 분수대 벨라지오, '버터'·'다이너마이트' 쇼
인종차별 반대와 환경 보호 맞춘 이벤트들도 눈길
2022-04-09 19:52:24 2022-04-09 19:52:24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앞 분수대. 
 
하늘 높이 뻗는 곧은 물줄기와 함께 방탄소년단(BTS)의 글로벌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와 '버터(Butter)'가 흘러나오자, 도시가 떠나갈듯 함성이 터져나왔다.
 
밝고 청량한 두 곡에 맞춰 고개를 들었다 숙였다하는 낮은 물줄기는 돌고래쇼를 보듯 현란했다. 곡이 점차 정점에 이를 때는 아이슬란드 게이시르만큼이나 하늘 높게 올라가는 물줄기에 정신이 멍할 정도였다. 이때 '펑' 하고 터지는 굉음은 축포처럼 라스베이거스 도시 전체를 흔들었다.
 
낮에는 물줄기 자체에만 집중하는 쇼였다면, 밤에는 호텔의 조명 빛, 주변 도시 빛과 어우러져 한껏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8일(현지시간) '다이너마이트'와 '버터'가 울려퍼지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앞 분수대. 사진=빅히트뮤직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는 두바이 부르즈할리파, 스페인 바르셀로나 몬주익과 함께 세계 3대 분수쇼로 꼽힌다.
 
이 세계적인 분수대에 이날 방탄소년단 두 곡은 오후 4시와 9시, 관광객들이 가장 붐빌 만한 두 차례 메인 시간대에 편성됐다.
 
호텔 주변을 쭉 둘러싼 수백명의 관람객들은 BTS 관련 표시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보라색 아미밤을 흔들며, 분수 리듬에 맞춰 춤을 췄다.
 
이날 이 분수쇼는 BTS 콘서트 시점에 맞춰 하이브가 추진하는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됐다. 콘서트가 개최되는 기간 동안, 공연이 열리는 얼리전트스타디움이 위치한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지역 인근을 공연과 연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 분수쇼 외에도 MGM 산하 11개 호텔의 '방탄소년단 테마 객실'과 '만달레이 호텔 레스토랑 한식 메뉴' 등을 BTS IP와 결합한 상품으로 내놨다.
 
앞서 공연 직전 날인 7일에는 라스베이거스시와 협조로 도시 전체가 BTS 상징색인 보랏빛으로 물들기도 했다. 벨라지오 호텔과 분수대 뿐 아니라 그 맞은 편, 패리스 호텔의 에펠탑(실제 프랑스 에펠탑의 절반 크기)과 라스베이거스 최고급 호텔로 각광받는 룩소(LUXOR), 해리 리드 국제 공항까지 보랏빛 조명이 투사됐다.
 
라스베이거스는 자신들의 관광청 공식 트위터 계정 이름을 '보라해가스(BORAHAEGAS)'로 바꾸고 도시 알리기에도 적극 나섰다. 관광청은 "당신들의 (도시) 관람의 즐거움을 위해 보라화(borafication) 조명을 이곳에 밝혔다"고 소개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 상에서도 도시 곳곳은 '보라해가스('보라해'와 라스베이거스 합성어)'라는 문구가 새겨졌고, 해시태그를 달고 퍼졌다.
 
앞서 공연 직전 날인 7일에는 라스베이거스시와 협조로 도시 전체가 BTS 상징색인 보랏빛으로 물들기도 했다. 사진=빅히트뮤직
 
보라해는 지난 2016년 11월 방탄소년단의 팬미팅 당시 뷔가 즉석에서 만든 용어다. '신의와 사랑의 색'이라 불리는 보라색의 의미를 담았다.
 
7일과 8일은 분수쇼 외에도 '더 시티' 일환으로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졌다.
 
사진전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는 지난 5일 프리뷰를 거쳐 이날부터 정식 문을 열었다. 이날 6시간 가량 앞두고 전시장 일대 수백 미터(m) 대로변은 차량과 인파로 넘실댔다.
 
대로 입구부터 '두 유 노우 BTS(Do you know BTS?)', '아이 라익 정국(I like Jungkuk)' 등을 프린팅한 차들이 눈에 들어왔다. 여러 빛깔의 눈동자를 지닌, 전 세계 아미(BTS 팬덤)들은 BTS 티셔츠를 맞춰 입고 일렬로 전시를 관람했다.
 
전시에서는 지난해 10월 온라인으로 시작해 로스앤젤레스(LA) 투어에서 방탄소년단의 연습 과정과 지난 3월 서울 콘서트의 무대 뒤 장면을 담은 사진 240여장을 배치시켰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니, 트레이닝 복을 입고 연습에 매진하는 BTS 멤버들의 사진들을 비롯해 글귀 등이 파란색 LED로 물들어 있었다.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 내 머치 부스(BTS Tour Official Merch). 사진=빅히트뮤직
 
비슷한 시간 전시장에서 1Km 인근 'AREA 15 / The Grounds'에는 BTS 굿즈를 판매하는 팝업스토어 ‘BTS POP-UP : PERMISSION TO DANCE in Las Vegas’가 동시에 열렸다.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를 테마로 한 이색적인 공간 연출이 돋보였다. 천장에서 녹은 버터가 실제로 떨어질 듯한 '버터' 포토존에 줄이 거대하게 늘어섰다. 다양한 인종과 국적, 세대 불문의 아미들로 가득 차 있었다.
 
멕시코 출신의 린제이 이자벨 씨와 LA에서 온 프랜시스 모나코씨는 "BTS가 특별한 점은 팬들과 연결감을 준다는 점"이라며 "내면을 투영한 그들의 음악과 공연으로 우울증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다. 내게 BTS는 치유의 존재"라고 했다. 프랜시스 씨도 "BTS는 인생에서 겪은 최대의 쇼크"라 했다.
 
만달레이 베이 호텔 내 시 브리지 카페(Sea Breeze Cafe) 내에 꾸려진 BTS테마 레스토랑 '카페 인 더 시티(CAFÉ IN THE CITY)'. 사진=빅히트뮤직
 
평소 인종차별과 환경에 대해 목소리를 내온 만큼 관련 이벤트도 눈에 띄었다.
 
이날 만달레이 베이 호텔 사우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하이브 멀티 레이블 오디션(HYBE MULTI –LABEL AUDITION)'에는 성소수자를 위한 별도의 대기줄을 만들었다. 앞서 사전 온라인 지원서에도 남녀 이분법적 구분에 얽매이지 않는 '데이(they)' 표시 구간을 넣었다.
 
같은 호텔 내 시 브리지 카페(Sea Breeze Cafe)에는 BTS 멤버들이 즐겨먹는 음식들을 메뉴를 선보였다. 갈비찜과 튀김김밥, 매운쇠고기라면과 김치전 가운데 비건 메뉴도 있었다. 스캘리언, 참깨, 붉은 고추, 해초 등을 묶어 세트로 구성했다.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과의 협업으로 이뤄진 MGM 산하 11개 호텔의 '방탄소년단 테마 객실'에는 ESG 정책으로 일회용품이 제한적으로 구비됐다.
 
방탄소년단은 하이브와 함께 흑인 인종차별 반대 운동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측에 100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인종 차별과 혐오에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UN총회의장 연설 당시에는 재고 의류와 친환경 원단으로 만든 국내 패션기업의 친환경 브랜드 옷을 입고, 올해 초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는 해양 생물 보호의 중요성을 알려왔다.
 
방탄소년단 테마 객실. 사진=빅히트뮤직
 
미국 라스베이거스=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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