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정 없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만 높일 경우 내 집 마련을 둘러싼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고소득자들의 대출한도만 늘어나기 때문이다.
7일 인수위 및 금융권 등에 따르면 윤석열정부의 가계대출 공약 중에서는 LTV 완화가 우선적으로 시행될 전망이다. LTV는 전체적으로 70%로 올리고,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해서는 80%로 상향한다. 현재 LTV는 규제지역 여부, 집값, 주택 보유 여부 등에 따라 20~70%로 적용 중이다.
반면 DSR은 경제 상황을 고려하며 단계적 완화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LTV와 DSR을 동시에 완화하면 자칫 집값을 자극할 수 있고, 19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LTV가 아무리 높아져도 DSR의 소득 기준에 묶이면 대출을 더 받을 수 없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총 대출 규모가 2억원을 넘는 차주에게 개인별 DSR 규제를 적용하고, 연간 원리금 합계가 소득의 40%를 초과하면 신규 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오는 7월부터는 대출액 합산 1억원이 넘는 차주까지 이 같은 DSR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결국 LTV를 아무리 높이더라도 DSR이 그대로라면 실질적인 대출 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연봉이 높은 고소득자가 연봉이 낮은 저소득자에 비해 큰 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규제지역 내 아파트 중위값인 10억원짜리 주택을 매입할 경우, 연소득 5000만원의 차주는 LTV를 70%까지 상향해도 주택담보대출(만기 30년 , 금리 5% 기준) 한도가 최대 3억1000만원(DSR 39%)에 불과해 지금과 차이가 없다. 이는 저소득자의 경우 이미 DSR이 상한선인 40%에 가까워서 LTV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대출 가능 여유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연소득 1억원의 고소득 차주는 LTV 70% 상향시 주담대 한도가 현재 4억원에서 6억2000만원까지 늘어난다. DSR 규제를 받더라도 소득의 여유가 있다보니 LTV 한도 상한 효과를 그대로 누리는 셈이다.
이 같은 이유로 금융권에서는 LTV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개인별 소득에 따라 대출 가능액을 다르게 규제하는 DSR이 손질되지 않는다면 저소득자의 체감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수위 역시 이런 부분을 감안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새 정부 출범 후 예정된 DSR 규제 강화 계획을 유예하거나 청년·신혼부부 등을 중심으로 선별적 DSR 완화 방안 등 거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완화하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현행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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