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전경. (사진=김현진 기자)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전국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저가 주택과 고가 주택에 대한 가격 차이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양극화가 심화되며 소외되는 지역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시장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3월 전국 아파트 상위 20%(5분위) 평균 매매가격은 12억4198만원, 하위 20%(1분위)는 1억2311만원으로 조사됐다. 고가주택 가격과 저가주택 가격 차이가 10배가량 나는 셈으로 고가 아파트 한 채를 팔면 저가 아파트 10채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상위 20%의 가격을 하위 20% 가격으로 나눈 값인 5분위 배율은 10.1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국 1분위 평균 아파트값은 지난해 10월 1억2831만원을 기록한 이후 11월 1억2574만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3월 1억2311만원까지 떨어졌다.
반면 전국 아파트 상위 20%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5분위 평균 아파트값은 11억606만원에서 12억4197만원으로 12.2% 올랐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에 대한 여파로 중저가 아파트값이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자금여력이 부족한 수요자가 대출이 막히며 아파트 구매가 힘들어진 반면 고가 아파트의 경우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돈 있는 사람의 경우 대출을 받지 않더라도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는 반면, 저가 아파트의 수요자는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출 규제 여파가 저가 아파트에 더 컸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선거 이후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저가 아파트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규제가 풀리면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먼저 움직이기 때문에 저가 아파트는
최근 거론되고 있는 재건축 규제 완화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며 "저가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재개발 완화보단 대출과 규제 지역이 풀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주택을 많이 소유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상황에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고가 주택 중심으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단지의 경우 호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자리한 신현대11차 전용면적 183㎡는 지난 17일 59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평형대가 지난해 1월 50억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1년 만에 10억원가량 오른 셈이다.
양극화가 심해지며 지역간 격차도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요세가 몰리는 지역이 생기는 반면 소외되는 지역이 발생하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주택 시장에서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이 차이가 나게 된다면 지역별로 양극화, 소득에 따른 양극화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역을 구성하는 데 있어 고가 주택이 몰려 있는 곳의 경우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지만, 저가 주택이 몰려 있는 경우 슬럼화도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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