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은행에 대출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 문재인 정부에서 시행한 부동산 규제들이 대거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실수요자들의 주택 마련 걸림돌로 작용하는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전세난의 원인으로 꼽히는 임대차 3법을 손봐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숨통을 트일 것으로 예고된다.
2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인수위 경제2분과에 부동산 전문가들이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부동산 정책 새판 짜기에 시동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이 '규제 완화'에 방점이 찍힌 만큼 그동안의 고강도 규제를 풀고 민간 주도 시장으로의 재편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무주택 실수요자들을 위한 규제 개혁에 관심이 모아진다.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 시절 "내 집이든 전셋집이든 일단 집을 구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제도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먼저 꽉 막힌 대출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70%로 일괄 상향하고, 생애 첫 주택 구매자는 80%를 적용한다는 게 공약 내용이다.
현재 LTV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9억원 이하 주택에 40%, 9억원 초과 주택에 20%가 적용되며, 15억원을 넘으면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조정대상지역은 9억원 이하 50%, 9억원 초과 30%이며, 비규제지역에서는 70%까지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다.
실질적인 대출 여력 확대를 위해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DSR은 대출자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지난 1월부터 총 대출액이 2억원을 넘기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2금융권 50%)를 넘지 못하는 규제가 시행됐다.
LTV를 늘려도 저소득자들은 DSR에 막히기 때문에 함께 완화해 대출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DSR 규제까지 풀면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커지게 된다.
권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DSR 규제 완화에 앞서 일반 수요자들의 대출 상환 여부, 금리 부담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DSR을 조정하지 않으면 30년 모기지를 40년, 50년으로 연장하거나 공공이 참여해 부담을 줄이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부동산 밀집 상가. (사진=뉴시스)
임대차 3법 보완도 차기 정부의 과제다. 임대차 3법은 기존 2년의 임대차계약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과 계약갱신 시 임대료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한 '전월세상한제', 전월세 계약 내용을 관할 지자체에 신고하는 '전월세신고제'를 포함한다.
임대차 3법은 세입자 보호를 위해 지난 2020년 7월 도입됐으나 그해 하반기 '전세 대란'의 주범으로 낙인이 찍혔다. 계약갱신 사례가 늘면서 시장에 전세 매물이 충분히 나오지 못했고 공급 부족으로 전세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4년 동안 임대료 인상이 어려워지자 집주인이 전세가격을 더 높게 부른 영향도 있다.
이렇게 오른 전세가격은 매매가격을 끌어올리며 주택시장 불안정이 심화됐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3법 시행 2년을 맞는 오는 8월 이후 계약갱신을 소진한 매물들이 시장에 나오면 전세가격은 더욱 뛸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임대차 3법 전면 재검토를 약속했지만 시장 혼란을 고려해 점진적인 수정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양지영R&C연구소장은 "임대차 3법 폐지 등 급격한 변화는 시장 혼란을 더 가중시킬 수 있다"면서 "계약기간을 3년 정도로 재설정하고, 임대료를 상한선 대비 낮게 책정한 집주인들에게 세제 인센티브 등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차근차근 바꿔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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