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전경. (사진=김현진 기자)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지난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이후 재건축 단지가 들썩이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이 후보 시절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향후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모양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주택 공급 확대를 핵심 부동산 공약으로 내세웠다. 수도권에 주택 130만~150만호를 포함해 전국에 총 250만호에 달하는 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다. 도심 내 주택 공급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장벽을 낮추며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은 30년 이상 노후 공동주택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면제하고 현행 50%인 구조안정성 가중치를 30%까지 하향할 방침이다. 또 현재 재건축 사업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 대폭 완화하겠다고 했으며 과도한 기부채납도 방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재건축 단지에 대한 용적률도 상향된다. 윤 당선인은 역세권 민간 재건축 용적률을 현행 300%에서 500%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규제 완화가 예고되며 최근 부동산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7.5를 기록하며 전주 87.0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가 예고되면서 시장에도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상승하고 있다"며 "기준점 자체가 호가이기 때문에 아직 시장에 반영된 가격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기대감이 호가를 만든다는 점에선 규제 완화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윤석열 당선인이) 1호 법안으로 안전진단 완화를 내세운 만큼 그동안 안전진단으로 인해 (재건축 사업을) 시작하지 못했던 단지들이 움직일 수 있다"며 "초과이익 환수도 부담 금액을 줄이는 방향으로 잡은 만큼 30년 정도 되는 아파트 단지들은 분위기가 호전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 아파트 전경. (사진=김현진 기자)
다만, 윤 당선인이 제시한 공약이 실현되기 위해선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실제 적용되는 데까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공약 중 많은 부분이 법 개정 사항인 경우가 있다"며 "구조안정성 비중이 문재인 정부 당시 50%까지 높아졌는데 이를 이전 수준으로 돌리는 것은 지침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가능하지만 이외에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과 같은 법정 개정사항이 있기 때문에 당장 바로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약이 현실화된다면 주택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부연구위원은 "가격은 기대감이 높아짐에 따라 재건축 대상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재건축 사업을 통해 좋은 아파트가 들어선다면 인근 아파트 가격도 자극할 수 있지만, 최근 주택 가격이 폭등한 것과 같은 수준까진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재건축이 일어나면서 주변에 전세가격과 주택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금리 등과 같은 대외적인 변수도 있는 만큼 재건축이 활성화된다고 해도 주택 가격이 급격히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