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목적은 '소통' 과정은 '불통'…"용산 담벼락만 높아진다"
본지 여론조사 '용산 이전' 반대 과반 넘어…민주당 "소통과 100% 반대, 불통"
2022-03-22 06:00:00 2022-03-22 06:00:00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사진=인수위 제공)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목적은 '소통'이었으나 과정은 '불통'이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윤석열 당선인이 내건 명분은 '국민과의 소통'이었다. 하지만 과정은 일방통행식 불통으로 흘렀다. 윤 당선인은 20일 1시간 가까이 집무실 이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겠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제왕적 결정을 내리는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은 "결단하지 않으면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뉴스토마토>가 22일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선거 및 사회현안 30차 정기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이전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3.1%에 그쳤다. 반면 절반이 넘는 58.1%가 반대했다. '잘 모르겠다'는 8.7%였다. 이에 대해 무엇보다 국민과의 소통 없이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이는 것에 대한 저항이 컸다는 분석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광화문 정부청사로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공약했지만, 당선 이후 보고를 받은 결과 "재앙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를 스스로 뒤집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대통령 집무실 이전 결정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일방적인 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임태희 당선인 특별고문은 최근 "시한을 정해서 옮기면 국방부가 시간에 쫓겨 옮기면서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며 안보 공백을 우려한 뒤 "(집무실 이전)시기 완급은 조절하는 게 맞다. 이사해서 인테리어와 간단한 집 공사를 해도 보통 두 달 걸린다"고 지적한 바 있다. 홍준표 의원도 “건물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라고 지적했고, 윤희숙 전 의원도 "'국민 속으로'는 공간보다 마음의 문제"라며 "항상 언론과 소통하고 질문에 대답하려는 자세야말로 불통에 지친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방식이 아닌가 싶다"고 홍 의원과 같은 입장을 취했다. 보수 논객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청와대에 무슨 죄가 있나. 자리는 최고 아니냐”며 “운영한 사람의 문제를 장소에 뒤집어씌우는 것은 미신”이라고 항간의 풍수설을 꺼내들었다. 
 
윤 당선인이 애초에 내건 공약은 '광화문 시대'였다. 용산으로 급선회한 데 대한 그 어떤 소통이나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동시에 자신의 광화문 이전 공약을 스스로 "재앙"이라고 폐기하는 자충수를 뒀다. 당장 후보 시절 공약 수립 과정에서 충분한 검토가 없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조갑제 전 편집장도 “정작 광화문에 대통령 집무실을 두는 것은 민폐를 끼치는 재앙 수준임을 당선 후에야 알았다는데, 그렇다면 공약 자체가 무효 아닌가”라며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고 광화문에서 집무를 시작하겠다고 한 약속 또한 별 생각 없이 한 이야기 아니냐”고 따졌다.
 
국방부 청사 모습(사진=연합뉴스)
 
윤 당선인 측은 집무실을 용산으로 변경한 배경 중 하나로 국민과의 소통을 들었다. 미국 백악관처럼 낮은 펜스를 설치해 시민들을 직접 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방부 청사 내에 대통령 집무실, 비서실, 기자실 등을 배치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기자들과의 소통에도 애를 쓰는 모습을 보였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1일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집무실에 기자실과 민간합동위원회가 함께 들어가는 것을 언급하면서 "내각이나 참모 위에 군림하는 대통령이 되지 않겠다는 약속의 방증"이라며 "실질적인 정치개혁의 시작이 이뤄졌다고 봐달라"고 했다.
 
하지만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 불통 논란이 거세진 점은 곱씹어야 할 과제가 됐다. 용산 국방부 구조가 윤 당선인이 밝힌 대로 국민과의 소통을 실현시킬지도 의문이다.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군사시설인 데다 대통령 경호와 안보 특성상 기존 담벼락이 오히려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국민 소통이라 하는데 용산 국방부는 군사시설이기 때문에 민간인 통제가 아주 철저하고 대통령이 온다면 통제를 더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당선인이)생각하듯이 조감도대로 될 수가 없다"고 했다. 또 "국민과 상의하면서 진행돼도 될까 말까 한 사안인데 윤 당선인 혼자 결정하고 혼자 집행하는 것 같다"며 "소통과 100% 반대되는 입장이고 불통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들의 교통 불편 우려도 여전하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 측은 임시 관저인 한남동 공관과 국방부청사 건물까지 출퇴근길 이동에는 교통통제시 차량으로 3∼5분가량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민 불편 초래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채이배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당선인이)한남동 공간에 거주하면서 용산으로 출퇴근하겠다는 계획인데 3분에서 5분 이동할 때 일반 시민들은 10분 정도 교통 통제를 겪게 된다. 그 여파가 엄청 크다"며 "매일 아침마다 이런 불편함을 국민이 겪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그야말로 불통이다. 일반 국민은 차치하더라도 국방부 등 관련 부처들과 협의가 충분히 이뤄졌는지조차 의문"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광화문 공약 관련) 공론화위원회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국민적 의견 수렴 과정은 거쳐야 했다"고 말했다. 국방부 내에서는 '기르던 개도 이렇게는 안 내쫓는다'는 불만들이 터져나왔고 전직 합참 의장 등은 인수위 측에 집무실 이전에 따른 안보 공백 등의 우려를 전달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