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현대9·11·12차' 아파트 전경. (사진=김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최근 하락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동향이 다시 꿈틀대며 상승하고 있다. 대선 이후 집값 상승 기대감이 퍼지면서 아파트 매수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7.5로 지난주(87.0)에서 소폭 상승했다. 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선으로 0에 가까울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은 지난해 11월 15일 100 아래인 99.6으로 떨어져 지난 2월 말 86.8까지 하락했다. 이는 87.2를 기록한 지난 2019년 7월 22일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18주째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을 밑돌며 매도인이 더 많은 '매수자 우위'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주 수급지수는 반등하기 시작해 2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눠서 보면 지난주 대비 모두 조금씩 상승했다. 그중 동남권은 85.7에서 86.5로 가장 높은 0.8포인트 증가폭을 보였다. 서초·강남·송파·강동구가 동남권에 속한다.
양천·영등포·동작·강서·구로·금천·관악구가 있는 서남권은 89.7에서 90.1까지 올라 유일하게 90선을 상회했다. 강북권의 경우 권역마다 0.2~0.06포인트 증가해 △도심권(종로·중·용산구) 85.9 △동북권(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구) 86.5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구) 86.8로 집계됐다.
전체적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이 늘었지만 특히 강남에서는 재건축 기대감에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부동산은 "선거 이후 재건축 규제가 풀린다는 소식에 매물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거나 호가를 올리고 보는 분위기라 거래는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용적률 상향, 초과이익환수제 개선과 세제 완화 등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 강남 지역 재건축 단지에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서울시가 층수 제한을 폐지하는 내용의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재건축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영향으로 강남3구 아파트값은 하락을 멈췄다. 부동산원의 이번주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강남구와 송파구는 지난주 각 -0.01%에서 이번주 보합으로 돌아섰다. 서초구는 3주째 보합을 유지했다.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여의도와 목동 일대도 기대감이 높다. 이에 목동이 있는 양천구는 하락세에서 보합으로 전환됐다. 다만 여의도가 속한 영등포구는 -0.02%로 변동이 없었다.
재건축 열기 부채질에 앞으로도 계속 수급지수는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차기 정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꾸려 정책을 다듬고 있는 상태로 오는 5월 공식 취임하면 이러한 상승세는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매매수급지수 하락은 집값 고점 인식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대출 규제 등으로 수요가 억제된 측면도 있다"며 "다음 정권에서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면 수급지수는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재건축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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