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4대 은행이 지난해 점포 225곳을 줄여 연간 최대 감축 기록을 갈아치웠다. 몸집이 가벼운 인터넷전문은행 대비 생산성이 뒤처지는 등 줄어든 영업효율을 토로하고 있지만, 감축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이 작년 말 기준 운영 중인 영업점(지점+출장소) 수는 3079곳으로 2020년 3304곳 대비 225곳 줄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직전까지는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221곳이 줄어든 게 가장 많았다. 이 같은 추세면 내년에는 4대 은행의 영업점 수는 2000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은행별 감축 규모는 △신한은행 76곳 △국민은행 58곳 △우리은행 53곳 △하나은행 38곳 등이다. 2020년에는 국민은행이 79곳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이 16곳으로 가장 적었다. 상대적으로 대면 영업망 감축 속도가 덜했던 신한은행은 올 하반기 전국 40여개 점포를 줄이면서 효율성을 꾀했다. 이로써 작년말 기준 은행별 보유 영업점 수는 국민은행 914곳, 신한은행 784곳, 우리은행 768곳, 하나은행 613곳이다.
은행들은 코로나19로 디지털 금융이 가속화한 영향을 영업점 축소의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1인당 생산성은 이미 인터넷은행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카카오뱅크의 작년 3분기 기준 1인당 생산성은 2억8000만원이다. 4대 은행 평균 1만8975만원보다 1억원가량 많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케이뱅크도 같은 기간 직원 한 명이 1억원을 벌어들이는 등 지점 1곳만 보유한 인터넷은행과의 효율성 경쟁에서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를 모르지는 않다. 다만 점포 감축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으로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반기별 점포 수 공시 등 은행들의 변화를 주문했다. 작년 지난 2월에는 점포 폐쇄에 앞서 사전영향평가 실시, 출장소 전환을 우선 검토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4대 은행의 출장소 수는 작년 14곳이 줄어드는 등 축소한 221곳 지점 중에서 출장소로 전환한 경우는 드문 것으로 파악된다.
은행들은 지금의 점포 축소세를 늦추기 보다는 그간 없던 점포 형태를 통해 접근성 제고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4월 중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첫 공동점포를 낸다. 옛 우리은행 신봉지점 2층 공간을 두 은행이 절반씩 사용하는 형태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상반기 중 경북 영주를 비롯해 2~3곳의 공동점포를 설치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우체국과의 제휴도 모색하는 상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사평가가 불가피한 기업 관련 영업과 달리 가계 부분은 담보물 등 이미 시세 평가가 공개돼 있는 실정이라 온라인으로 대체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고객 불편 최소화에는 힘 쓰겠지만 대면망 축소는 대세가 된지 오래다"고 했다.
(표=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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