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호남 지역민에게 대선 패배 결과를 사과하는 입장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주=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대 대통령선거 패배 이후 첫 지역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허탈감에 빠진 호남 민심을 수습했다. 호남의 압도적 지지에도 대선에서 패배한 것에 대해 연신 고개를 숙이는 한편 분골쇄신을 통한 당의 변화된 모습을 약속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16일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호남 일정을 시작했다. 5·18민주묘지에 들어서는 윤 비대위원장의 발걸음은 무거웠고 얼굴도 어두웠다. 방명록을 남기는 동안에도 그의 표정은 침울했다. 호남의 압도적인 지지에도 20대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한 탓이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대 대선에서 광주, 전남, 전북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평균 84.6%의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냈던 60% 지지율보다 훨씬 높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호남 득표율 30%를 공언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윤 비대위원장이 참배 직후 민주의 문 앞에서 “이 자리에 죄인이 된 심정으로 섰다. 호남의 간절함을 온전히 담지 못한 저희들의 잘못을 어떻게 씻을 수 있을지 감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인 이유였다.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16일 오전 전남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어 윤 비대위원장은 광주 서구 광주시당에서 비대위 회의를 열고 변화를 주문하는 민심의 뜻을 받들어 강력한 쇄신에 나서겠다고 약속하고 다짐했다. 광주가 연고인 김태진 비대위원은 “민주당을 선택해주신 호남의 많은 표는 민주당을 응원하는 표라기보다 민주당을 채찍질하는 표로 느껴졌다”며 “정치개혁을 통해 민주당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반성했다. 채이배 비대위원은 “민주당의 기득권이 가장 강한 호남에서부터 기득권을 내려놓는 혁신을 해야 한다”며 “호남에서만큼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민들이 진정한 지역 일꾼을 뽑도록 국회의원들이 공천권을 내려놓을 것"을 제안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호남의 선택이 아픔이 되지 않게 뼈를 깎는 각오로 쇄신하겠다”면서 “역경을 이겨낸 민동초 김대중의 정신으로, 떨어지고 떨어져도 지역주의에 맞선 바보 노무현의 정신으로 돌아가겠다. 행동과 실천으로 입증하겠다. 호남과 5월 영령들께 부끄럽지 않은 민주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16일 전남 광주 서구 광주시당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윤 비대위원장은 광주 광산구 빛그린산단에 있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청년 노동자 간담회’를 열고 지역경제, 청년일자리 등을 강조하며 지역 발전도 약속했다. 비록 20대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광주 대표공약으로 내건 ‘제2 광주형일자리’를 공염불에 그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윤 비대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약속한 ‘광주형일자리 시즌2’를 반드시 이행해서 광주 시민들께서 저희들을 신뢰해 주신 그 뜻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광주형일자리 시즌2는 광주 글로벌모터스 친환경차 부품클러스터, 부품 인증센터를 기반으로 부품 개발과 부품 생산, 인증에서 완성차까지 이어지는 지역경제 선순환 사이클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친환경 미래차 산업의 대전환을 열 것”이라며 광주 민심을 다독였다.
한편 당 안팎에서는 윤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날 광주시당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장 밖에서는 윤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당원들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에서는 86그룹 출신으로 구성된 의원모임 ‘더좋은미래’(더미래)가 윤 비대위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의견을 윤 비대위원장에게 전달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윤 비대위원장은 “항상 여러 의견이 있었다”며 “내일 재선의원들 간담회도 있고 초선의원 간담회도 있으니 충분히 말씀하실 것”이라고 했다.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광주=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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