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김동휘, 첫 데뷔작 최민식 만났다
27세 신인 배우, 배역은 ‘수포자’ 고등학생…“250대1 경쟁 기대도 안했죠”
“‘대선배’ 최민식, 현장에서 배우로서 동등하게 대우하며 모니터링도 해줘”
2022-03-14 02:01:02 2022-03-14 02:01:02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이 배우가 잠깐 돼 보기로 했다. 먼저 아싸! 땡 잡았다싶었을 것이다. 이 작품을 찍기 전까진 단편 영화 촬영 경력이 전부였다. 배우를 하고 싶었고 하고 있지만 배우라고 말하기엔 아직 너무도 부족하고 갈 길이 멀었다. 그런데 단번에 상업 영화 주인공으로 오디션에서 발탁됐다. ‘땡 잡았다란 말이 절로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래야만 한다. 두 번째는 살짝 소리가 나오지 싶을 듯하다. 20대 중반 나이인데 극중 역할은 고등학생이다. 대충 나이를 7~8년 정도는 속여야 한다. 배우에게 연기가 우선인데 그 정도가 뭐 대수냐 싶을 것이다. ‘나만 잘하면 된다란 심정이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잘 준비했다. 이제 촬영만 하면 된다. 촬영을 앞둔 크랭크인 날이다. 세 번째다. 진짜 소리가 나올 뻔 했다. 아니 속으로 너무 놀라서 딸꾹질이 나올 뻔한 걸 억지로 참았다. 눈앞에 내 상대역으로 서 있는 배우, ‘올드보이최민식이다. ‘명량의 최민식이다. 내가 알고 있는 그 최민식이다. 어떻하지 싶다. 대선배라고 하기에도 엄청나고 어마어마한 대배우가 눈앞에서 내 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내 느낌대로 가자. 지금 난 고등학생 한지우이고, 대선배 최민식은 내가 다니는 학교 인민군수위다. 나 김동휘는 지금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속 한지우다.
 
배우 김동휘. 사진=(주)쇼박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속 주인공 고등학생 한지우는 어려운 형편에도 명문 자사고에 다니는 마음 착한 아들이다. 홀 어머니 밑에서 열심히 공부하지만 비싼 돈을 들여 사교육을 받는 동급생 친구들을 따라가자니 당연히 역부족이다. 이런 모습, 우리 사회 어디서나 봤음직하고 또 들어 봤음직한 모습이다. 근데 문제는 다른데 있었다. 이 학생, 한지우. 그리고 한지우를 연기한 배우 김동휘가 무려 20대 중반이 넘은 신인 배우였단다.
 
올해 27세에요(웃음). 주변에서 영화를 보시고 제 나이로 안 봐주시고 영화 속 한지우나이로 봐주셔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제가 그나마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 배우라 그랬을 거에요. 영화에는 오디션으로 합류를 했고 대충 250 1 정도라고 들었어요. 당연히 기대 안 했죠.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촬영했는지 모르겠어요. 기술 시사에서 봤는데 고등학생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더라고요.”
 
배우 김동휘. 사진=(주)쇼박스
 
그는 오디션 당시가 떠올랐단다. 갑자기 소속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오디션을 보게 됐다고. 그래서 특별하게 많은 준비를 하지도 못했었다. 그저 또 한 번의 경험이라는 생각으로 오디션장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눈앞에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 앉아 있었단다. 정말 영화에서나 보던 너무도 동경했던 대선배가 의자에 앉아 계셔서 숨을 막힐 듯한 긴장감이 몰려왔었다고. 바로 극중 상대역인 배우 최민식이었다.
 
오디션 현장에 들어섰는데 저기 테이블에 최민식 선배님이 앉아 계신 거에요. 진짜 너무 놀라서 숨이 막힐 뻔 했어요. 잠시 정신을 차리고 머리 속에서 내가 평소 만나지도 못할 대 선배님에게 내 연기를 보여 드리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하자는 생각을 하고 마음을 가다듬으니 진정이 됐죠. 지금 생각해 봐도 그냥 선배님에 대한 팬심과 동경으로만 오디션을 봤었다고 생각해요.”
 
배우 김동휘. 사진=(주)쇼박스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우선 김동휘는 최민식이 엄청 무섭고 엄할 것이라 여겼단다. 최민식의 남모를 포스는 스크린뿐만 아니라 굳이 다른 설명을 안 해도 될 정도다. 하지만 그와 함께 해 본 후배들은 하나 같이 최민식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엄청난 내공의 대선배이지만 현장에서의 겸손함은 최민식을 대표하는 가장 완벽한 수식어다. 그는 신인들에게도 현장에서 전혀 코칭을 하지 않는 기성 배우로 유명하다.
 
당연히 너무 무섭고 또 긴장도 됐죠. 우선 먼저 내가 언제 이 대선배님과 연기를 함께 해 볼까싶었죠. 그런데 한 편으론 너무 무섭기도 했어요. 굉장히 엄하고 무서울 것이라 여겼거든요. 그래서인지 촬영 초반에는 진짜 얼어 있었어요. 선배님에게 진짜 크게 혼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거든요. 근데 직접 모니터링도 해주시고 선배님이라기 보단 절 배우로 바라보면서 동등하게 대우해 주셨어요. 정말 너무 존경스러웠어요.”
 
배우 김동휘. 사진=(주)쇼박스
 
특히 그가 최민식은 너무 무서울 것이다라고 여겼던 선입견이 이번 작품으로 산산조각이 났다고 웃는다. 워낙 강렬하고 센 작품과 센 캐릭터만 도 맡아 온 최민식에 대한 이미지는 그랬다. 아무리 경력이 거의 없는 김동휘라도 배우는 당연히 배우다. 그럼에도 그 역시 이런 이미지에 사로 잡혀있었던 것이다. 당연했다.
 
선배님이요? 그냥 정말 너무도 편한 옆집 아저씨 같았어요. 하하하. 진짜 정말 그러셨어요. 제가 주눅이 들어 있으면 먼저 말도 걸어주시고 직접 다가와 주셨어요. 진짜 시시콜콜한 특별하지 않은 얘기까지 해주시면서 제 긴장을 풀어 주시려고 하셨어요. 연기적인 부분에 대한 지적은 전혀 없으셨어요. 단 영화를 대하는 태도나 각오 등은 정말 많이 가르쳐 주셨어요. 정말 선배님과 함께 한 시간의 소중함을 잊지 못할 거에요.”
 
배우 김동휘. 사진=(주)쇼박스
 
김동휘가 연기한 한지우는 극중 수포자’(수학 포기 학생). 그리고 실제 김동휘도 수포자였단다. 수학이라면 머리부터 아프고 고개가 절로 흔들어졌었다고. 촬영 현장에서 수학을 필기하고 풀이 방법을 설명하는 등 비록 연기이지만 정말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였단다. 그럼에도 묘하게 재미가 있었다고. 만약 과거로 돌아가 자신도 그 당시에 지우처럼 학성’(최민식)과 같은 멘토를 만났다면 어땠을까 싶었단다.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 때 수학? 이걸 또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싶었어요. 솔직히 수학 너무 골치 아프잖아요(웃음). 우선 현장에는 수학 선생님께서 거의 상주해 게셨어요. 그래서 매회 촬영마다 조언을 많이 해주셨죠. 저도 연기를 해야 해서 다시 이론 공부를 꽤 많이 했어요. 학생 때 안보이던 재미가 왜 지금은 보이는지 신기했죠. 단순히 이론을 대입해 공식만으로 풀어가는 게 수학이 아니란 걸 알게 된 거죠. 지금은 정말 수학을 다시 해보고 싶을 정도에요.”
 
배우 김동휘. 사진=(주)쇼박스
 
정말 배우가 되고 싶었고, 여러 단편 영화에 출연하면서 꿈을 쫓아왔다. 이제 그 꿈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 선 느낌이다. 정말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단다. 그래서 늘 고민했고, 이번 현장에서도 정말 많은 것을 내 것으로 가져가기 위해 노력했단다. 배우로서 많은 경험이 중요하고 또  그것을 위해 책을 많이 읽으며 간접 경험을 채우려 했다. 영화나 드라마도 틈틈이 챙겨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도 해왔다. 앞으로 그는 이런 배우가 되고 싶단다.
 
제 연기를 보고 위로를 받으실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물론 전 아직 그런 배우가 되기에는 너무 많이 부족하죠. 하지만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가 제가 전달하고 싶은 위로를 드릴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앞으로 제 나이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연기를 많이 경험하고 싶어요. 정말 좋은 배우 좋은 영향력을 전달하는 그런 배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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