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제공)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국민을 편 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
윤석열 당선인의 첫 일성은 '통합'이었다. 야당과의 협치도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10일 당선인 신분으로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한 뒤 현충원을 참배했다. 이어 대국민 당선인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 이어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을 접견했다. 오후에는 선대본부 해단식에 참석해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하는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윤 당선인의 승리로 역대 처음으로 5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윤 당선인은 48.56%(1639만4815표)
을 얻어 47.83%의 이재명 민주당 후보(1614만7738표)에게 0.73%포인트(24만7077표) 차로 신승을 거뒀다. 헌정 사상 최소 득표차였다. 대선 과정에서 양 진영이 결집했고 지역과 이념, 세대와 젠더 갈등이 심화된 만큼 '통합'이 새 정부의 첫 국정과제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나머지 절반가량의 국민을 끌어안지 못할 경우 출범 직후부터 엄청난 반발에 처할 수 있다.
이를 의식한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당선인사를 통해 "오직 국민만 믿고 오직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고 했다. 그는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국민의 이익과 국익이 국정의 기준이 되면 우리 앞에 진보와 보수의 대한민국도, 영·호남도 따로 없을 것"이라며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행사장 뒤편에 '통합의 힘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대한민국'이라는 문구를 걸어놓을 정도로 윤 당선인의 메시지는 '국민통합'에 방점이 찍혔다.
그는 또 "민주국가에서 여소야대라는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여소야대 상황을 통해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정치가 훨씬 성숙돼 갈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또 "여당이든 야당이든 다 국가와 국민을 생각해 일하러 오신 분들이기 때문에 저는 믿는다"며 국민을 위한 여야 협치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코로나 관련 경제, 방역, 보건, 의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인수위 내 조직을 구성할 생각"이라는 구상도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도 야당과의 협치를 거듭 강조했다. 거대 야당의 힘을 의식했다. 대선 패배로 야당이 되는 민주당과의 관계에 대해 "우리가 선거 때는 경쟁하지만 결국은 국민을 앞에 놓고 누가 더 국민에게 잘 할 수 있는지 치열하게 경쟁한 것 아니겠냐"라며 "야당과도 긴밀하게 협치하겠다"고 했다. 해단식에서 윤 당선인에게 선관위의 대통령 당선증이 전달되자 현장에선 함성이 터졌다. 윤 당선인은 당선증을 어깨 위로 들어 올려 보였고, 참석자들은 "윤석열"을 연호했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참배를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제공)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당선인 신분 첫 공식 일정으로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 통합과 번영의 나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현충원 입구부터 경찰과 경호 인력이 윤 당선인을 밀착 경호했다. 윤 당선인은 후보에서 당선인 신분으로 바뀐 만큼 현직 대통령에 준하는 최고 등급의 '갑호' 경호를 받는다.
이보다 앞서 윤 당선인은 서초동 자택에서 오전 9시10분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5분가량 통화했다. 문 대통령은 "힘든 선거를 치르느라 수고를 많이 했다"며 "선거 과정에서 갈등과 분열을 씻고 국민이 하나가 되도록 통합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많이 가르쳐 달라"며 "빠른 시간 내에 회동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윤 당선인은 한 시간 뒤인 오전 10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약 20분간 통화하고, 한미동맹과 긴밀한 대북공조 기조를 재확인했다.
윤 당선인은 오후엔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았다. 이 수석은 윤 당선인에게 '대통령 문재인. 당선을 축하드린다'라고 적힌 축하 난을 전달했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비서실장에 장제원 의원을 내정했다고 구두로 확인했다. 장 의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로부터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으로 지목된 한 사람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공식 일정 마지막으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박 의장은 "취임하신 이후에도 국회와 소통해주시고 야당과도 소통해주길 바란다"며 "이번 선거를 보시고 절감하셨겠지만 국민들의 갈등의 골이 깊고 격차가 너무 커서 갈등과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국민통합으로 가는 길이고 시대적 소명"이라고 당부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늘 의회와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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