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국민의힘 제공)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역대 처음으로 5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뤘다. 윤 후보의 승리는 서울에서의 승기가 결정적이었다. 다만 30% 득표율을 목표치로 잡았던 호남에서는 기대보다 크게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국민 절반가량이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선택, 국민통합이라는 큰 과제도 안게 됐다. 2030 여성 표심도 이 후보를 향했다. 이대남(20대 남성)에 집중하며 성별 갈라치기를 택한 것에 대한 분노였다.
윤 후보는 10일 오전 4시50분 기준 전국 개표율 99.25%(개표수 3381만5023표)를 기록한 가운데 48.59%(1628만3683표)의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47.79%(1601만7378표)를 기록했다. 불과 0.8%포인트(26만6305표), 역대 최저 격차로 신승을 거뒀다.
전국 득표율을 보면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윤석열 50.52%(323만4916표) 대 이재명 45.77%(293만743표)였다. 격차는 4.75%포인트(30만4173표)였다. 이 후보는 끝내 서울의 성난 부동산 민심 파고를 넘지 못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서울에서의 고전은 뚜렷했다. 역대 민주당이 배출한 대통령 모두 서울 승리를 전제로 대권을 쟁취했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는 당시 문재인 후보가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에서 승리하고도 최종 승부에서는 박근혜 후보에게 졌다.
윤 후보는 서울 25개구 중 14개구에서 승리했다. 양천, 마포, 영등포, 동작, 종로, 용산, 중구, 동대문, 성동, 광진, 서초, 강남, 송파, 강동이다. 반면 이 후보는 서울 11개구에서 이겼다. 강서, 구로, 금천, 관악, 서대문, 은평, 성북, 강북, 도봉, 노원, 중랑이다. 초반 개표 상황에서 10%포인트 가까이 치고 나가던 이 후보가 '서울을 뺏겨서 역전 당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울과 함께 최대 표밭인 경기는 이재명 50.86% 대 윤석열 45.71%였다. 이 후보는 안방인 경기에서 이겼으나 서울에서 패하면서 간발의 차이로 윤 후보에게 당선을 내줘야 했다. 다만 직전 경기도지사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이 같은 격차는 이 후보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인천은 이재명 48.92% 대 윤석열 47.05%였다. 이 후보는 경기와 인천에서는 앞섰지만, 서울의 고전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은 이 후보 압승이었다. 이 후보는 80%대의 압도적인 수치로 10%대를 기록한 윤 후보를 여유롭게 제쳤다. 전북 이재명 82.98% 대 윤석열 14.42%, 전남 이재명 86.10% 대 윤석열 11.44%, 광주 이재명 84.82% 대 윤석열 12.72%였다. 국민의힘은 당초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20% 안팎을 기록하자 이에 고무돼 호남 득표율을 20%에서 25%로, 다시 30%로 재상향 조정했지만 한참 미치지 못했다. 막판 안철수 후보의 갑작스런 단일화와 합당 발표가 역풍이 됐다는 평가다.
반면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는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압도했다. 대구 윤석열 75.14% 대 이재명 21.60%, 경북 윤석열 72.76% 대 이재명 23.80%이었다. 이 후보는 선전했지만 마의 벽으로 통하던 30% 벽을 넘지는 못했다. 부·울·경(PK)에서도 이 후보는 괜찮은 성적을 올렸다. 다만 목표했던 40% 달성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부산 윤석열 58.25% 대 이재명 38.15%, 울산 윤석열 54.41% 대 이재명 40.79%, 경남 윤석열 58.32% 대 이재명 37.30%이었다.
역대 대선 때마다 캐스팅보트를 행사했던 중원 충청은 '충청의 아들'을 자처한 윤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세종에선 이재명 51.91% 대 윤석열 44.14%로, 이 후보가 앞섰다. 충북 윤석열 50.67% 대 이재명 45.12%, 충남 윤석열 51.08% 대 이재명 44.96%, 대전 윤석열 49.55% 대 이재명 46.44%였다. 윤 후보는 부친과 조부가 충청 출신임을 내세워 지역 연고로 충청 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강원은 윤석열 54.18% 대 이재명 41.72%, 제주는 이재명 52.59% 대 윤석열 42.69%였다.
10일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격차가 1%p 내로 좁혀지자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있는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 있던 당직자들이 "뒤집자"라고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개표 내내 엎치락뒤치락하며 초접전 대결을 펼쳤다. 초반에 사전투표함이 먼저 개표되면서 이 후보가 10%포인트 가까이 치고 나가기도 했다. 믿었던 2030에서 여성 표심이 이 후보에게 결집되면서 섬뜩한 위기의 순간을 맞기도 했다. 안 후보의 단일화 선언에 배신감을 느낀 2030, 중도층, 호남 민심도 크게 동요했다. 하지만 이날 0시를 넘기면서 두 후보의 격차는 1%포인트 이내로 급격히 줄어들었고, 0시30분을 넘어서면서 윤 후보가 상황을 역전시켰다.
격차가 1%포인트 내로 좁혀지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승리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흘러나왔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뒤집자"라고 외치자 당직자들도 따라서 "뒤집자"라고 외쳤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당직자들과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연호했다.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모인 지지자들은 환호하며 손뼉을 치고 준비한 풍선을 흔들었다. 전날 오후 7시30분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가 나오자 정적이 흐르던 것과 극명하게 대비됐다.
윤 후보는 당선이 확실해지자 이날 오전 3시55분쯤 서초동 자택에서 나와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이 마련된 국회도서관으로 출발했다. 윤 후보는 자택 앞에서 "밤이 아주 길었다"며 "이렇게 나와 계신지 몰랐다. 그동안의 응원에 감사드린다"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경쟁했던 이 후보는 비슷한 시각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선을 다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결과를 받아들인 뒤 "윤석열 후보님께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 당선인께서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윤 후보는 오전 4시16분쯤 개표상황실에 도착해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윤 후보는 "이제 경쟁은 끝났고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해서 우리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며 "이제 당선인 신분에서 새 정부를 준비하고 대통령직을 정식으로 맡게 되면 헌법정신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 후보는 첫날 일정을 국립현충원 참배로 시작한다. 이어 오전 11시 국회도서관에서 당선 인사를 한 뒤 오후 2시 선대본부 해단식에 참석한다. 검찰 외길을 걸었던, 국회의원 경험이 전무한 정치신인 0선의 도전은 대통령 당선으로 이어졌다. 자신에게 검찰총장 임명장을 줬던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도 곧 이뤄질 전망이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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