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소년심판’ 김혜수 “내 관심 속 소년범죄, 너무 편협했었다”
“가까운 지인이 ‘이 작품에 출연해 줘서 고맙다’라고 하더라 찡했다”
“심은석, 소년범죄 왜 일어났나 냉철함 유지…가장 이상적 판사다”
2022-03-09 01:01:01 2022-03-09 01:01:0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한 판사가 날 또렷하게 노려 보며 말한다. “난 소년범을 혐오합니다라고. 연화지방볍원 소년부 판사 심은석이다. 그는 원리원칙 법치를 강조하며 감히 법을 어긴소년범들을 심판한다. 그의 추상 같은 호령과 표정에서 법을 비웃던 소년범들을 하나 같이 억울함을 호소한다.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고 또 누군가는 패악에 가까운 악다구니를 친다. 그럼에도 법은 엄중하다. 그들은 자신의 죄를 깨닫고 뉘우치고 또 언젠가는 후회할 것이다. 아마 우리 모두의 기대가 그럴 것이다. 그런데 이 판사, 심은석은 다르다. 그는 갱생이 안 된다라며 소년범들을 혐오한다.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를 혐오하는 것에 부인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들은 소년범들이다. 형사처벌 적용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부터 소년법 적용을 받는 미성년자까지. 여기까지, 대략적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에 대한 내용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선 인물 심은석’, 그를 연기한 배우 김혜수. 김혜수는 이제 존재감이란 단어가 그의 모든 것을 담기엔 차고 넘치는 배우라고 불러야 한단 점에 부인할 이견은 없을 것이다. 장르 자체와 스토리의 흐름 그리고 극 흐름의 변화 정도 여기에 바라보는 관객의 감정선까지 쥐고 흔드는 배우가 과연 국내에 존재할까. 만약 존재한다면 그 첫 번째 꼭대기에 김혜수석자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믿는다. ‘소년심판을 보면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배우 김혜수. 사진=넷플릭스
 
소년심판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K-콘텐츠 가운데 가장 한국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미성년 범죄에 대한 얘기를 그리고 있지만 가장 한국적인 상황과 감정적 투여가 이뤄지는 내용들로만 이뤄졌다. 그럼에도 글로벌에서 벌써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당연히 국내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담은 메시지에 대해 누구도 부인 못할 올바른 내용을 칭찬 중이다. 김혜수 역시 호응했다.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진정성을 담으려 노력했어요. 촬영을 준비하는 시작점부터 촬영 중간 그리고 촬영 종료와 후반 작업까지. 정말 티끌만큼의 거짓도 없이 진심으로 임했어요. 이 작품을 통해 저 역시 오해하고 있었던 소년범죄에 대한 소년범 문제에 대해 다각적으로 바라보는 사회 인식이 형성되길 바랄 뿐이에요. 큰 관심 너무 감사하죠.”
 
그의 이런 바람은 우선 주변 지인들부터였다고. 가장 가까운 지인들은 그 동안 김혜수에게 별다른 작품 코멘트를 해온 적이 없었다고. 하지만 이번 소년심판만큼은 달랐단다. 첫 공개일 이후 연일 김혜수에게 이 작품에 대한 느낌을 전하고 또 개인적인 생각도 공유 중이란다. 이런 분위기를 통해 김혜수는 상당히 고무적인 분위기와 흥분됨도 감추지 않았다. 작품 성공이 아닌 이 작품 속 메시지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더 관심을 두고 있었다.
 
배우 김혜수. 사진=넷플릭스
 
정말 친한 지인이 첫 화를 시작하고 멈출 수가 없을 정도로 재미가 있다. 하지만 그와 비례해 마음이 너무 무거워진다라고 하시더라고요. 특히 이 작품에 출연해줘 고맙다라고 해주셨어요. 이 작품을 만들어 준 제작진에게도 감사함을 전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말에 너무 가슴이 찡했어요. 이 작품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소년범에 대한 문제를 공유하고 인식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소재와 주제 그리고 배역 등 천하의 김혜수라고 해도 만만치 않은 작품이다. 남모를 아픔을 간직한 김혜수가 연기한 심은석그리고 심은석이 그토록 혐오해 마지 않는 소년범. 모두가 우리 사회가 풀지 못한 문제이며 앞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가상의 세계에서 경험해 봤지만 배우 김혜수에게 소년심판속 세계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심은석이란 인물도 마찬가지였다.
 
우선 다른 작품에 비해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과정이나 현장은 조금도 쉽지 않았죠. 어느 때보다 책임감도 컸어요. 전혀 몰랐던 소년범과 소년범죄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알게 되기도 했고 느끼기도 했죠. 그 감정을 심은석을 통해 어떻게 보여드려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특히 심은석의 태도나 눈빛을 많이 고민했죠.”
 
배우 김혜수. 사진=넷플릭스
 
김혜수가 연기한 심은석은 정말 묘한 인물이다. 소년부 판사고, 법조계에서 일 잘하기로 소문난 실력파 판사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소년범들을 혐오하고 증오한다. 소년범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동료 차태주 판사와 달리 그는 원리원칙주의로 소년범들을 대하고 처벌한다. 김혜수가 생각하는 심은석이란 인물이 가장 궁금했다.
 
이 작품의 상징적인 대사가 심은석의 소년범을 혐오한다라고 하잖아요. 근데 이걸 그대로 받아 들이시면 안되요. 그는 소년범죄를 혐오하면서 소년범죄 실체를 냉철하게 바라보는 인물이에요. 그런 시각을 유지하고 또 갖고 있어야 이 소년범죄가 왜 일어나고 왜 발생하는지 알 수 있죠. 이런 태도 자체가 소년심판의 주된 정서이자 주제이고 메시지에요. 사실상 심은석은 그런 면에서 가장 이상적인 판사가 아닐까 싶어요.”
 
소년심판은 총 10화로 이뤄졌다. 첫 화 시작부터 공개되는 나는 소년범을 혐오한다부터 매화 주옥 같은 명대사가 줄줄이 등장한다. 김혜수가 연기한 심은석김무열이 연기한 차태주’, 이성민이 연기한 강원중’, 이정은이 연기한 나근희까지. 각각의 회차를 책임지면서 가장 이상적인 그래서 어쩌면 가장 슬픈 명대사를 쏟아낸다. 김혜수의 기억에 남는 명대사를 물었다.
 
배우 김혜수. 사진=넷플릭스
 
"정말 너무 많아요. 그 중에서 몇 개를 꼽아 보자면 오늘 처분은 소년들에게 내리지만 이 처분의 무게는 보호자가 함께 짊어져야 한다란 대사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또 기억에 남는 건 차태주 판사의 대사 중에 소년범을 비난하는 건 누구나 한다. 하지만 기회를 주는 건 판사 밖에 못한다'고 말했던 것도 기억나죠. 이 작품을 하면서 저도 어른으로서 소년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졌었는지 되돌아 보게 됐어요.”
 
소년심판은 소년범죄와 소년범을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물론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또 너무도 잔혹해지기만 하는 소년범죄에 대해 온정주의로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소리가 더 큰 것이 사실이다. 촉법소년제도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가장 큰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김혜수의 생각은 어떨까 싶었다. 조심스러운 문제이지만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배우 김혜수. 사진=넷플릭스
 
전 제가 소년범죄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근데 이 작품 출연을 결정하고 준비 과정에서 실제 소년부 판사 분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눠본 뒤 내가 갖고 있는 관심이 너무 감정적이란 것을 알게 됐죠. 너무 편협했다고 할까요. 이 작품을 보는 많은 기성세대들이 저와 같을 것이라 생각해요. 이 작품을 본 뒤 느끼는 문제에 대해 그저 머리 속에 간직하는 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얘기를 나누며 공론화하는 과정, 그게 가장 필요하고 또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싶어요.”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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