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특혜와 로비 의혹이 불거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민간 사업자의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던 실무자가 크게 질책 받았다는 법정 증언이 또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의 12차 공판을 7일 진행했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영학 회계사가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재판에서는 성남도개공 팀장 이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씨는 지난 2015년 성남도개고으이 개발사업본부 개발사업1팀에서 개발지원파트 차장으로 근무했다. 현재는 관리사업본부에서 팀장을 맡고 있다.
검찰은 주신문에서 이씨에게 당시 같은 팀 개발계획파트 차장이었던 주모 씨가 질책을 받은 경위를 물었다. 주씨는 대장동 개발사업 공고 하루 전 정민용 변호사가 작성한 공모지침서에 민간 사업자의 초과 이익을 환수하기 위한 내용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가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앞선 검찰 조사에서 “주씨가 개발사업 1팀과 2팀이 공모지침서를 검토한 내용을 취합해서 가지고 나갔고, 그 이후에 엄청 깨진 것으로 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은 법정에서 이씨에게 “주씨가 질책받은 걸 어떻게 아느냐”고 질문했다. 이씨는 "(주씨가) 다녀와서 얼굴빛이 좋지 않았고 ‘많이 혼났다’, ‘검토한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얘기를 했다”고 답했다.
지난 1월 말 열린 재판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한 성남도개공 직원 박모 씨가 “공모지침서 담당 팀장이던 주씨가 상급자였던 정민용 변호사에게 문제를 제기했다가 다음날 유 전 본부장에게 질책을 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초과 이익을 환수할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가 크게 혼났다는 취지다. 당시와 유사한 증언이 이날 법정에서 또 나온 것이다.
검찰은 주씨를 질책한 인물이 유 전 본부장인지 물었으나, 이씨는 “그건 알 수가 없다”고 답했다. 검찰이 “전략사업팀에서 주씨를 깰 수 있는 사람이 정 변호사, 유 전 본부장, 김민걸 회계사 외에는 없지 않느냐, 질책한 사람이 유 전 본부장인가”라고 재차 캐물었지만, 이씨는 “답변 드리기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의 초과이익을 환수할 필요가 있다는 성남도개공 내부 의견을 묵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토대로 김씨와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에 막대한 이익을 몰아줬다는 게 검찰 주장이다.
이날 이씨는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팀이 사업협약서에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담았다가 7시간 뒤 삭제한 배경에 정 변호사의 구두 요청이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
검찰은 성남도개공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사업협약서 수정안을 전달했던 2015년 5월26일 당시 업무협의에서 정 변호사가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씨는 “당시에는 이의를 제기한다든지 특별한 내용은 기억에 없다”고 대답했다.
검찰이 “수정안 제공 당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가 같은 달 27일 수정안 관련 검토요청 공문을 발송하자 정 변호사가 추가된 내용의 삭제를 지시했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이씨는 "사무실에 방문해 그런 의견을 피력하고 갔다"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가 “정 변호사가 수정안 추가된 걸 삭제하라고 했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씨는 “삭제를 하라고 한 것은 아닌 것 같고 수정을 해서 다시 전달해 달라고 했다”고 했다.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지난 2015년 5월21일 대장동 개발 사업협약서 초안을 성남도개공에 제출했다. 초안을 검토한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팀 소속 직원들은 3.3㎡(평)당 분양가 1400만원을 상회해 발생하는 추가이익금은 출자 지분율에 따라 별도 배당한다는 등 내용의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었다.
이후 같은 달 26일 수정안을 성남의뜰 컨소시엄 측에 제시했고 성남도개공 전략사업팀에도 수정안에 관해 의견요청을 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재수정안에선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삭제됐다. 검찰은 정 변호사의 요구로 인해 해당 조항이 삭제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다음 재판은 오는 11일 열린다. 이날에는 김민걸 회계사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김 회계사는 정 회계사 추천으로 2014년 11월 성남고개공에 입사한 후, 정 변호사와 함께 화천대유에 유리한 공모지침서를 작성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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