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전쟁 공포에 국제유가는 급등했으며, 국내 환율과 증시도 들썩였다. 정부는 현재까지 우리 경제에 특이동향 및 이상징후는 아직 없다고 평가하면서도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진단,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영향은 초기 반응 이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4일 국내 금융시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변동성이 다소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5원 오른 1195.1원에 출발해 상승세를 보이다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군사작전을 선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200원대를 넘어서며 출렁였다. 이후 1200원대에서 등락을 계속하다가 전 거래일보다 8.8원 오른 1202.4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 역시 코스피 지수가 전날보다 70.73포인트(2.60%) 내린 2648.80에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달 27일(2614.49)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 지수도 29.12포인트(3.32%) 하락한 848.21에 마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에 정부도 곧바로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국내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 동향 파악에 나섰다. 한훈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우리 경제에서) 주요 부문에서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특이 동향, 이상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거래상황 및 자금흐름 파악 등 러시아 금융규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상황 발생 시 단계별 시장안정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외화유동성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동향 파악에 나섰다. 이날 금융감독원 은행담당 부원장보 및 외환감독국장 등은 시중은행 부행장 등과 회의를 열고 각 행별 대러시아 무역금융 및 금융거래 현황, 러시아 달러결제 배제 시 대체 결제방안, 각 행별 자체 외화유동성 상황 평가 등을 논의했다.
금융권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긴장감이 감돌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A은행 관계자는 "현재 우크라이나 진출해 있는 점포는 없으나, 진출 기업과 관련해 직간접적인 피해가 있을 것으로 판단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금융시장 위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B은행 관계자는 "인접한 폴란드, 헝가리, 카자흐스탄 등에 주재한 직원들의 안전을 최선으로 하고 상황을 살피는 중"이라며 "감독당국의 영향 평가 모니터링 등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은행 관계자는 "이란 제재와 마찬가지로 국제적인 규제에 대해서는 당국에서 주는 지침에 따라야 할 것"이라며 "상황 변화에 따라 즉각적인 비상체계를 구동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 및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대체적으로 크게 타격이 없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카드채 등 금리도 바로 나오는게 아니고, 이날 기준금리 동결 등의 영향을 받을 수는 있어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받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반응이다.
보험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원자재나 수출입하는 분야가 타격이 크지 보험사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시장이 민감하니까 투자한 회사들의 평가차익이 변동될 수는 있겠지만 이런 부분들도 보험사에 한정된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도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세계 경제성장률 감소에 따른 기업성 보험이 위축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초기 반응 이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승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영향은 초기 반응 이후 제한될 전망"이라며 "다만 향후 사태의 전개 양상과 인플레이션 영향 등에 대한 추가적인 관찰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지정학적 리스크는 대부분 단기간 반영됐다"며 "우크라이나 리스크가 증시 등 금융시장에 장기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금융시장이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며 " 러시아-우크라이나 양 국간의 전쟁으로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들어가고 세계 교역에 수출입이 줄어들면서 증시 등이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오 회장은 국내 금융기관 및 금융당국의 대응방안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이 당장 대응할 것은 없다"며 "외환시장 등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며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25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해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동향을 밀착 점검하고 상황별 대응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에 안전자산인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고 있는 2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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