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우크라 사태에 "실물·금융 등 일단위 점검 대응"
정부, 비상대응 TF 매일 개최
금융위, 주식시장 모니터링 단계 '주의'로 관리
2022-02-23 14:30:41 2022-02-23 22:17:08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자 국내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범부처 합동 우크라이나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실물·금융·에너지·공급망 등 모든 분야의 상황을 하루 단위로 파악하기로 했다. 특히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지 않도록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해 전 금융권의 외화유동성 관리 강화 등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 회의를 열고 "오늘부터 범부처 합동 우크라이나 비상대응 TF를 매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에너지·공급망·실물·금융 등 관련된 모든 분야에 대한 상황을 일일단위로 파악하고 점검하는 일일 상황점검체계 운영을 통해 주요 경제지표 동향 및 대응조치 상황을 실시간 점검하고, 분야별로 가능한 대응조치는 즉시 시행하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의 긴장 고조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주요 부문에서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특이동향, 이상징후 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국내 금융시장은 영향을 받는 상황이지만, 원·달러 환율이 주요 통화 대비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고 2월 수출도 지난 20일까지 13.1% 증가해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범부처 합동 비상대응체계에 따라 금융당국도 금융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우선 금융위원회는 현재 주식시장 모니터링 단계를 '주의' 수준으로 관리하며 비상대응체계를 유지키로 했다. 또 매일 장 시작전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의·경계·심각 단계가 되면 주식, 채권, 외환, 기업신용 부문별로 마련해놓은 매뉴얼에 따라 적기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높아지면서 증시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금감원, 거래소 등 관계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등에 경각심을 가지고 밀도있게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은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외화 유동성 관리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해외출장 중이지만 간부들에게 "24시간 비상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등 불확실성 확대에 철저히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금감원은 이번 상황과 관련해 신용 및 유동성 경색 위험이 확대되고 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러시아 관련 외환 결제망 현황과 일별 자금결제동향을 점검하고 외국환은행 핫라인 가동 등 전 금융권 외화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글로벌 금융시장 및 외국인 투자 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사태 등에 따른 단기금융시장 불안이 재연되지 않도록 증권사 단기유동성 및 외화약정 가동 내역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범부처 합동 대응체계에 따라 24시간 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유관기관과 협조해 금융시장 불안요인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역시 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대한 24시간 비상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는 러시아 은행과의 거래 상황과 자금흐름 파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사시에는 미리 준비한 비상계획에 따라 단계별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미국 등의 대러시아 수출·금융 제재가 현실이 될 경우에 대비해 수출 기업의 수출·자금 애로 현황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필요 시 관계기관 합동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기업 부담 경감을 위한 정책자금 금리 인하 조치를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이 차관은 "향후 대규모 군사충돌 발생 및 강도 높은 제재가 이어질 경우 경제적 파급영향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인만큼 각별한 긴장감과 경각심을 가지고 우크라이나의 정세불안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핵심리스크 분야를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금융시장 상황과 관련해 금융위 간부들과 함께 시장동향 및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사진=금융위)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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