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제 19대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가 당선됐다. 저축은행 업계 출신이 회장으로 선출된 건 처음이다. 민간 출신으로는 역대 세번째다. 직전 박재식 회장은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3년 만에 민간이 다시 회장직을 가져왔다.
저축은행중앙회는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오 대표를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임기는 3년으로 오는 2025년 2월17일까지다.
이번 선거는 오 신임 회장과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이 후보로 나와 민관 대결 구도로 치러졌다. 투표는 79개 저축은행이 모두 참석해 '1사 1표'를 행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투표 결과 기호 1번 이해선 후보가 25표, 기호 2번 오화경 후보가 53표를 각각 얻었다. 무효표는 1표 나왔다.
역대 저축은행중앙회장 중 업계 내부 출신은 전무했다. 지난 10대 곽후섭 전 회장과 17대 이순우 전 회장이 민간 출신으로 분류되나, 저축은행업계 출신은 아니었다. 앞서 민간 출신은 신용금고 대표를 지낸 곽 전 회장과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한 이 전 회장 등 단 2명뿐이었다. 저축은행중앙회장은 관 출신인 18대 박재식 전 회장 이후 3년 만에 민간 출신이 탈환한 셈이다.
오 신임 회장은 업계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긍정적으로 평가 받는다. 그는 1960년생으로 유진투자증권을 거쳐 HSBC코리아 전무, HSBC차이나 코리아데스크 본부장 등을 지냈다. 이후 2012년 6년간 아주저축은행 대표이사, 2017년 아주캐피탈 대표이사를 거쳤다. 2018년부터는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등 업권의 대표 장수 CEO다.
오 신임 회장이 저축은행 업계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저축은행 업권의 예금보험료율 인하 문제와 함께 서울·지방저축은행 간 양극화 해소, 저축은행 관련 규제 철폐 등 숙원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업계에서는 오 신임 회장이 업계 출신으로 현장을 잘 알고 전문성이 높은 만큼, 숙원 과제 해결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 신임 회장은 이날 선출 후 기자들과 만나 "1차 투표만에 회장으로 선출될 지는 몰랐지만, 그만큼 업계에서 혁신을 바라는 분위기인 것 아니겠느냐"며 "처음 현직 회장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저축은행중앙회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날 저축은행중앙회 전무이사 자리에는 황정욱 전 금융감독원 경남지원장이 선임됐다. 전무이사직은 2014년 정부가 '관피아'를 막기 위해 금융협회 부회장직을 폐지하고 신설한 바 있다. 황 신임 전무는 1990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2000년부터 금감원으로 자리를 옮겨 리스크관리검사팀장과 외환기획팀장, 연수기획팀장 등을 지냈다.
제19대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선출된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 사진/하나저축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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