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어음’ 논란 한화투자·이베스트, 1심서 무죄
법원 “중국 외환당국 '지급보증 이슈 은닉' 고의성 없어"
2022-02-14 15:18:19 2022-02-14 15:18:19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이른바 ‘깡통어음’ 사건으로 기소된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직원이 중국에너지 기업 자회사의 사채를 담보로 어음을 판매할 때 중국 외환당국의 허가가 없으면 해외송금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중요정보를 기재하지 않았다며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정보를 중요사항으로 보기 어렵다며 증권사 직원들과 소속 법인의 범죄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서울 여의도동 한화투자증권 본사.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허선아)는 14일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한화투자증권 소속 직원 A씨와 이베스트투자증권 직원 B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이들과 함께 기소된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에게도 역시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A씨와 B씨, 소속 법인 등 피고인들은 중국 외환관리국(SAFE)의 지급보증 허가가 이뤄질 것이라 믿은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들의 중국 외환관리국 이슈에 관한 문의가 있으면 자신들이 아는 바를 설명했을 뿐이지, 알고 있는 것을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다르게 설명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증권사 소속 직원 A씨와 B씨가 중국 외환관리국의 이슈를 고지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도 고지하지 않았다는 등의 혐의가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정도로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도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검사 측은 '중국 외환당국의 지급보증 허가가 안 날 경우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해외송금이 안되는 게 중요한 정보'라고 주장하면서 피고인들이 이를 기재하지 않은 것을 위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법리와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검사의 증거만으로는 이를 중요사항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18년 5월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증권이 현대차증권, BNK투자증권, KB증권 등 국내 6개 증권사에 총 1600억원대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팔면서 시작했다.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특수목적회사(SPC)인 금정제12차를 세우고 중국 에너지기업 CERCG의 역외 자회사(CERCG캐피탈)가 발행한 1억5000만달러 규모 회사채를 담보로 어음을 판매했다. 
 
그러나 어음을 판 지 얼마 되지 않아 CERCG의 또 다른 역외 자회사(CERCG오버시즈캐피탈)의 회사채가 부도를 맞았다. CERCG 본사의 지급보증이 실행되지 않은 게 원인이었다. 자본 유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돈이 국경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지급보증의 경우 중국 외환관리국(SAFE)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외환괸리국에는 CERCG 본사의 지급보증을 승인한 이력이 없었다. 
 
같은 구조로 CERCG의 지급보증을 받아 발행된 이 사건의 어음도 부도 위기에 몰렸다. 결국 2018년 11월 어음이 만기를 맞았지만 CERCG캐피털은 원리금을 갚지 못했고 해당 회사채와 어음은 부도가 났다.
 
이 어음을 판매한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중개역할만 했다며 법적 책임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500억원의 피해를 본 현대차증권은 애초에 상품에 문제가 있었다며 두 증권사 직원을 고소했다. 금융사 직원이 법을 어겼을 경우 소속 법인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양벌 규정에 따라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재판에 넘겨졌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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