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청=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12일 대전·충청을 찾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작심 비판했다. 윤 후보를 분열과 무능으로 규정하는 한편 자신을 통합과 유능의 대척점에 세우려 애썼다. 윤 후보는 지역 연고를 내세워 충청대망론 띄우기에 안간힘이다.
이 후보는 특히 윤 후보의 '문재인정부 적폐수사' 발언과 무속 논란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진보진영 결집과 함께 부동층과 중도층의 흔들리는 표심을 노렸다. 이 후보는 이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소환했다. 또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당시 코로나19 확진자 방지를 위한 신천지 압수수색을 거부의 배경을 무속과 연결시켰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을 찾아 시민들에 대한 현장연설을 하면서 "(이명박정부와 검찰은)노 전 대통령이 고향으로 돌아가서 평범한 시민으로 살겠다고 했는데, 정치적으로 보복해서 극단적 선택을 하게 했다”며 “우리 스스로도 지켜주지 못했다고 한탄하게 했던 그 악몽이 다시 시작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 보복이 다시 우리를 슬프게 하는 그런 세상 만들고 싶으냐"며 "국가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후보는 9일자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서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나. 거기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집권하면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해야죠. 해야죠. (수사가)돼야죠"라고 적극 동의했다. 이에 이례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강한 분노"와 함께 윤 후보의 사과를 촉구했다. 민주당도 화력을 윤 후보에 쏟으며 정치보복 시사를 규탄했다.
이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에도 대전과 세종시 즉석연설에서 "정치는 복수혈전의 장이 아니다"라며 "노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다는 후회를 결코 두 번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청주에서도 "13년 전 우리가 사랑한 한 분이 세상을 떠났다"며 "노 전 대통령과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2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성안길 인근에서 시민들과 만난 후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 후보가 윤 후보를 향해 거듭 고강도 비판을 쏟아낸 데에는 윤 후보의 발언이 종국엔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다는 점을 강조, 그간 자신에게 지지를 보내지 않았던 충청의 진보층과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무속 논란도 겨냥했다. 검찰은 지난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 초기, 확진자가 폭증한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지 않았다. 이에 경기도지사였던 이 후보는 행정력을 발동, 과천에 있는 신천지 본부를 압수수색해 신도 명단을 확보했다. 당시 신천지 압수수색에 미지근했던 검찰의 수장이 윤 후보였다. 윤 후보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신천지 압수수색 지시 이행 여부를 놓고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언론보도를 인용해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무속인의 조언을 받고 신천지 압수수색을 거부했다는 의혹을 상기시킨 뒤 "중요한 일을 주술사와 샤머니즘에 의존해 결정하면 우리 모두가 샤머니즘의 희생자가 된다. 이건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비과학적 주술로 국정을 농단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점쟁이나 주술사가 던지는 엽전 몇 개와 쌀 한 움큼, 부채도사의 부채에 따라 여러분 운명이 결정되길 바라느냐"며 "여러분이 바로 대한민국 그 자체고 대통령을 만드는 것도 여러분이고 이 나라 운명을 책임져야 할 것도 여러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압수수색 거부가 무속 논란과 관련이 있음을 추후 특별검사를 통해서라도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독립기념관에서 충남·충북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기를 뒤흔든 사건이라서 반드시 특검으로 규명해야 한다"며 "분명한 건 신천지 압수수색은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로 거부됐다는 것이고, 사실이라면 어떤 경우라도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충청=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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