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빅5' 손해보험사들이 코로나19 국면 속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차량 운행량이 줄어들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KB손보가 상승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순익 3018억원으로 전년 1639억원 대비 84.1% 늘었다. KB손보 관계자는 "(순익 상승은) 보험료 인상과 자동차 사고건수 감소 영향으로 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고 탄력적인 자산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투자손익이 개선된 데 주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KB손보의 지난해 차보험 손해율은 81.5%로 전년보다 3.2%p 내려갔다.
DB손보도 지난해 순익 8768억원으로 전년보다 56.3% 증가했다. 손해율 개선에 따라 보험영업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차보험 손해율은 84.4%에서 79.6%로 하락하며 적정 손해율 구간에 들어섰다.
메리츠화재는 53.1% 증가한 6609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사업비 절감이 주효했다. 차보험 손해율은 4.4%p 감소한 77.5%로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업계 1위사 삼성화재는 순익 1조1265억원으로 전년 7573억원 대비 48.7% 증가했다. 투자영업이익이 늘고 보험영업손실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차보험 손해율은 81.1%로 4.5%p 개선됐다.
현대해상은 30.4% 늘어난 4326억원의 순익을 나타냈다. 손해율, 사업비율 등 합산비율 개선에 따른 보험영업이익이 증가한 데 기인했다. 차보험 손해율도 85.4%에서 81.2%로 4.2%p 떨어졌다.
손보사들의 이 같은 역대급 실적은 코로나 반사이익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차량 운행량이 줄면서 사고 건수가 감소해서다. 실제 지난해 손보사 10곳의 차보험 손해율은 일제히 하락했다. 77.5~100.5%로 전년 81.9~107.7% 대비 4.4~7.2%p 떨어졌다. 손보사들이 보는 적정 차보험 손해율은 78~80% 수준이다.
다만 올해는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익 기저 효과와 더불어 최근 차보험 손해율까지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차량 정비수가가 평균 4.5% 인상된 가운데, 차보험료 인하 압박이 가해지고 있어 손해율이 악화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손보사 공통적으로 손해율 하락이 실적 개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면서 "하지만 지난해 실적이 높았던 만큼 전반적으로 올해는 개선세를 이어가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전경. 사진/각 사 취합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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