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금리인하요구권)②"이자 낮추려면 연봉 얼마 올라야 돼?"
모호한 설명·알 수 없는 기준에 소비자 불만↑
국민체감도 낮은 금융제도…개선 필요
2022-02-04 06:00:00 2022-02-04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 직장인 A씨는 올해 승진하면서 연봉이 올랐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주택 구입에 잡혀있던 대출도 많이 상환해 신용점수도 좋아져서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했다. 하지만 심사기준에 못미친다는 이유로 거절됐다. A씨는 "금리인하요구권이 거절된 이유를 정확히 모르겠다"며 "어떤 게 부족한 지 설명이라도 해주면 부족한 점을 채우기라도 할텐데 참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금융소비자들이 대출이자를 조금이라도 낮춰보려고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해도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지극히 적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현장의 까다로운 심사기준과 복잡한 심사절차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강제성이 없다보니 불만을 토로해도 바뀌는 일도 드물다. 국민체감도가 낮은 금융제도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은행들의 금리인하요구권 '불수용 사유 유형별 안내 문구'를 살펴보면 설명이 모호하거나 기준 차제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실제 "귀하의 대출은 신용상태가 금리산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 대출로 금리인하요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귀하의 신청사유 및 제출자료 심사결과, 귀하가 이용 중인 대출상품의 금리를 인하할 정도로 당행 내부신용등급이 개선되지 않아 금리가 유지됨을 알려 드린다" 등 애매모호한 안내 문구가 주를 이뤘다. 
 
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건수도 현저히 낮았다. 지난 2020년 기준 4대 시중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의 수용 건수(인하액)는 ▲국민 6797건(56억) ▲신한 8402건(20억) ▲우리 5609건(19억) ▲하나 2073건(49억)에 그쳤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경우에도 건수는 13만6362건으로 압도적이었지만 금리인하액은 30억원으로 턱없이 낮았다.
 
금리인하요구권은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시중은행이 이를 지키지 않아도 불이익을 줄 수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또 제도 자체가 기존 차주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한계가 뒤따를 수 밖에 없다. 이미 대출을 받은 상황에서 고신용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사용 가능한 권리인 만큼 금융소비자 전체의 부담을 낮출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해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직장인 B씨는 "금리인하요구권이 금융소비자의 숨은 권리찾기라고 하지만, 은행들이 이를 제대로 알리지도 않을 뿐더러 들어주지도 않는 유명무실한 제도"라고 비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인하요구권은 금리상승기에 대출자가 이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는 방법이지만, 은행마다 심사 기준이 다르고 적용되는 대출 상품이 따로 있는 등 조건이 까다로워 소비자들의 어려움이 뒤따른다"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들이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해도 까다로운 심사기준과 복잡한 심사절차 등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적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시중은행을 찾은 시민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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