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뉴스토마토 최병호·민영빈, 고은하·전연주 기자] "딴 건 몰라도 이재명이는 대통령이 되면 안돼. 윤석열이도 싫지만서도, 이재명은 대장동도 그렇고 한마디로 사기꾼이야."
"글체. 이재명이는 전과 4범이잖어. 형수한테 한 욕설 들어봤능교? 내 세상 살다살다 가족한테 그딴 욕짓거리는 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 아잉교. 근데 대통령이라고라? 마, 치아뿌소. 문재인보다 더 싫은 놈이라카이."
설 연휴를 맞아 부산 최대 번화가인 서면에서 만난 '아재'들과 '아지매'들은 대화 마디마디 분노를 담아냈다. 대선 민심을 묻는 말에 "그놈이 그놈"이라면서도 마지막에 가선 꼭 "이재명은 싫다"라는 한마디씩을 남겼다. <뉴스토마토>가 지난 30일부터 2일까지 나흘 동안 부산을 비롯해 울산·창원·밀양 등 부산·울산·경남(PK)을 주요 지역을 돌며 만난 시민들은 한결같이 "윤석열도 싫지만 이재명은 안돼"라는 단호함을 보였다. 문재인정부 실정과 여권의 내로남불에 분노와 실망도 있었지만, 이 후보가 보여준 모습을 신뢰할 수 없고 '재집권의 이유'에 대한 답을 못 준다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었다.
부산 중구 남포동에서 만난 20대 여성 고모씨 역시 "그동안 임용고시 공부만 하느라 다른 걸 신경 쓰지 못하고 이제서야 뉴스를 보기 시작했다. 이번 대선은 차악을 뽑는 선거라서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면서도 "부산이 야권 후보를 선호하기는 하지만 이재명만 안 됐으면 좋겠는데"라고 말했다. 고씨는 '차기 정부에 바라는 것'을 묻는 질문에 "부동산을 안정화하고 세금이 늘지 않도록 정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산역 앞에서 만난 오모씨(50대)는 "윤석열 후보 뽑을 겁니더"라며 국민의힘 지지를 피력했다. 그는 "문재인정권에서 무너진 나라를 바로 세울 것 같아서 그런 거라, 하여간 이재명이는 절대 안 됩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오씨는 야권 단일화에 대해선 "아휴, 말도 마소. 어쨌든 제1야당 후보가 (단일 후보가)돼야죠"라면서 "안철수가 이재명보다는 좋지만서도 윤석열이 더 결단력이 있을 것 같아서 그럽니다"라고 부연했다.
2일 부산광역시 중구 남포동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산업도시인 울산에서도 이 후보에 대한 비호감은 이어졌다. 울산시 중구 중앙전통시장에서 만난 자영업자 윤모씨(40대)는 "이재명하고 윤석열보다는 안철수가 깨끗할 거 같아서 지지한다"라면서 "여당을 이기려면 야권에서 단일화를 해야 하는데, 김건희 의혹 등이 있는 윤석열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했다. 최선은 안철수, 차선은 윤석열지만 어떤 식으로든 여당의 재집권 또는 이재명의 당선은 안 된다는 설명이었다.
대학생인 김모씨(20대)는 "아무래도 PK 2030은 부모님한테 받은 영향이 있어서 윤석열을 지지할 것"이라면서 "문재인정권에서 부동산을 폭등시켜 놔서 집 하나 살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민주당이든 이재명이든 좋게 안 보고 있는데 '어떻게 달라지겠다', '그럼에도 내가 대통령이 되어야겠다' 이런 걸 못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1일 울산광역시 남구 울산대학교 정문 앞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경남 중심인 창원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확인됐다. 창원에서 진해로 이동하면서 만난 택시기사 김모씨(40대)는 "이재명은 안 된다"면서 "아무리 대한민국이 썩었다 하더라도 그런 범죄자를 갖다가 대통령이 된다는 건 정말 말이 안 된다"고 일장연설을 늘어놨다. 그는 "이재명이 한 행동을 봐라, 대장동 의혹으로 서이(3명)가 죽었는데 이재명이가 대통령이 되면 사회부조리는 기정사실"이라면서 "형수를 욕하고 형님을 정신병원에 가둬놓고 이런 건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상남동에서 만난 20대 한모씨도 "윤석열 후보를 뽑을 생각"이라며 "윤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을 꼭 지켜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밀양에서 만난 시민들 다수는 아직 누굴 대통령으로 뽑을 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설 명절 여론조사와 TV토론 등을 보고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대체로 윤석열 후보 쪽으로 마음이 기운 듯 했다. 밀양 아리랑시장에서 만난 김모씨(50대·여)는 "우리네야 뭐 장사 잘 되면 좋은 거라, 장사하는 사람들 살기 좋은 나라 만들어줄 사람 뽑을까 하고 있다"며 "그라도 굳이 뽑으라믄 저는 윤석열"이라고 했다.
31일 경산남도 밀양시 아리랑시장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층도 눈에 띄었다. PK는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이다. 노무현·문재인 대통령도 PK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대선에서 이길 수 있었다. 다만 이 후보 들어 지지 강도는 눈에 띄게 약해졌다. 부산에서 만난 택시기사 박모씨(50대)는 "윤석열이는 되면은 절대 안 된다"라며 "어디 가서 말하면 안 됩니더. 여서 이재명이 지지한다고 하면 아주 이상한 사람 취급당한다 안캅니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건희씨 학력위조나 '7시간 통화' 등은 진짜 그거야말로 특검을 받아야 되는 일"이라며 "김건희 모친도 요양급여 불법수급이 무죄를 받았는데,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검찰공화국이 될까 너무 겁 난다"고 말했다.
울산대에서 만나 이모씨(20대) 역시 "문재인정부에 대해 실망을 많이 했지만 정말 나라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윤석열이 아니라 이재명을 찍어야 한다"면서 "성남시장이든 경기도지사든 행정을 해본 사람이 대통령을 해야 나라가 안정되지 않겠냐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된 것에 대해선 "국민들에게 이 후보의 장점, 정권재창출 이유 등을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31일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중앙동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부산·울산·경남=뉴스토마토 최병호·민영빈, 고은하·전연주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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