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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재명, 짐 로저스와 대담…'경제 대통령' 행보 속도
이재명, 로저스 회장과 비대면 화상 대담서 '평화·경제' 강조
로저스 "평화 통한 국방비 절감으로 대대적 인프라 투자해야"
2022-01-20 17:44:26 2022-01-20 22:20:17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20일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투자가 짐 로저스와 '대전환의 시대, 세계 5강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세계 3대 투자가’로 유명한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과 대담을 나누면서 평화와 경제를 화두로 던졌다. 이 후보는 이번 대담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정책 경쟁에서 이슈를 선점,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 후보는 20일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 1층 커넥트홀에서 짐 로저스 회장과 ‘대전환의 시대, 세계 5강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화상 대담을 했다. 로저스 회장은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린다. 리먼 사태 등 주요 경제 위기와 중국의 대두, 트럼프 당선까지 예상했다. 특히 한국이 통일되면 세계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예견하는 등 한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인물이다.
 
이 후보는 신년 메시지를 통해 민생과 경제 성장을 거듭 강조한 만큼 로저스 회장에게 한국 경제에 관한 견해와 전망 등을 물었다. 특히 최근 불안정해진 한반도 정세를 고려하면 평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대대적 인프라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나빠졌는데 여전히 투자할 가치가 있냐는 이 후보의 질문에 로저스 회장은 “한국은 국방비에 많은 지출을 하고 있고 북한도 마찬가지”라면서 “서로 전쟁 위험에 놓이지 않을 경우 국방비를 아낄 수 있다. (그 돈을) 인프라 시설에 투자한다면 한반도는 기대할 만한 지역이 될 것이다. 38선이 열리면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 대해 매우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북한은 천연자원이 많고 교육을 받은 인력도 많다. 한국은 브레인과 제조 강국, 자본이 많다”면서 “이를 합치면 엄청나다. 8000만명의 인구를 가진 나라가 중국 접경에 있다면 엄청난 성공의 스토리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남북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된다면 군사비 상당 부분을 사회 인프라나 복지에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20일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투자가 짐 로저스와 '대전환의 시대, 세계 5강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 한국의 문화 콘텐츠 시장이 인정받고 있는데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 로저스 회장은 자신의 딸이 블랙핑크 팬이라면서 “한국이 문화 강국이라는 건 잘 알고 있다”면서 “K팝, K드라마, 관광은 한국에게 기회가 될 것이다. 38선을 열고 철도가 재건되고 부산에서 베를린·런던으로 간다면 모든 지역으로 가는 것이 가능해진다. 한국에서 운송수단, 수송부문의 미래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북한에 대한 지원·협력이 낭비라는 입장과 북한을 지원해 경제가 성장하면 통일 비용이 매우 축소될 수 있다는 의견이 상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저스 회장은 “통일이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지만 무기, 총, 총알에 돈을 쓰지 말고 다른 것에 투자를 하자는 것”이라며 “군사분계선이 열리면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는 한국 사회의 청년 문제, 공정성과 성장의 관계에 대해 "한국 사회의 청년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불공정·불평등 문제가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양극화가 심화됐고 저성장으로 기회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저스 회장은 “한국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인처럼 말은 못 드리지만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의 꿈이 공무원이라는 게 슬펐다”면서 “이런 부분은 고쳐나가야 한다. 누구든 이들(한국 젊은이들)에게 낙관주의와 기대 행복감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저스 회장은 한국 주식 시장이 저평가된 이유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으며 “사람들은 전쟁의 위험, 전쟁 지역에 투자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잠재적 위험이 있다면 저평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 꿀 팁을 달라는 시청자 질문엔 “꿀팁을 듣지 말라는 게 투자 팁”이라면서 “인터넷이나 TV에서 나오는 말을 듣지 말고 성공을 하고 싶으면 내가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 후보는 지난해 10월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12월에는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교수 등과도 대담을 나눴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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