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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했던 '김건희 7시간’ 방송…아쉬움 삼키는 민주당
민주당, 국민의힘 향해 '미투 발언·무속인' 집중공세
이재명 "대선, 결국은 박빙 승부…일희일비 말자" 신중론
2022-01-17 18:42:43 2022-01-17 18:42:43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17일 서울 강서구 이화여대 서울병원 보구녀관에서 청년 간호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방송을 두고 빈 수레가 요란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방송 내용에 내심 아쉬워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선대위는 윤 후보와 무속인 관계에 대해 집중적인 공세에 나서는 한편 이재명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는 17일 오전 서울 강서구 이화여대 서울병원 보구녀관에서 열린 청년 간호사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저녁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의 김건희씨 ‘7시간 녹취록’ 보도에 대해 “저도 관심이 있어서 당연히 봤다”면서도 “그냥 봤을 뿐”이라고 했다. 방송 직전까지 방송금지가처분 신청과 법원 판결, 국민의힘 MBC 항의방문 등으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돼 국면 전환까지 갈 수 있었던 만큼 ‘관심’ 언급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후보는 윤 후보와 무속인 관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법사로 알려진 무속인이 국민의힘 선대위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해 이 후보는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다”면서 “5200만명의 운명이 달린 국정은 진지한 고민, 전문가들의 치밀한 분석, 리더의 확고한 철학과 가치·비전에 의해서 결정되고 판단돼야 한다. 운수에 의존하는 무속 또는 미신이 결코 작동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부인 김건희씨의 녹취 보도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도 ‘7시간 녹취록’ 보도에 대해 종합적인 평가를 내놓지 않고 내용 중 언급된 ‘미투 발언’, ‘무속인’ 등에 대해서만 공세를 펼쳤다.
 
김우영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김건희씨의 ‘미투’ 운동에 대한 인식은 심각하다”며 “더구나 윤 후보조차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고 꼬집었다. 전용기 대변인 역시 “국정농단과 탄핵으로 온 국민이 무속인의 국정개입 트라우마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대놓고 친분 있는 무속인을 선대위 고문에 참여시켰다니 경악할 일”이라며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건진법사’라 불리는 무속인이 선대위에 참여했다는 보도에 대해 한 점 거짓 없이 진상을 밝히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한편 이번 ‘7시간 녹취록’ 보도에 대해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는 아쉬운 평가가 나오는 만큼 골든크로스를 노리던 민주당은 지지율 정체로 인한 고심에 빠지게 됐다. 이 후보는 올 초만 하더라도 오차범위 밖에서 윤 후보에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속속 받아들며 대선 승리 가능성을 키웠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40% 선을 넘나들던 지지율이 다시 30% 중반으로 하락했다.
 
이와는 반대로 30% 초반대까지 하락했던 윤 후보의 지지율은 반등했으며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40%대의 결과까지 보였다. 이준석 대표와의 내홍을 매듭짓고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월급 200만원 등 ‘이대남(20대 남성)’을 공략한 선명성 있는 선거 전략으로 2030 마음을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다만 이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는 “우리가 엄청 잘해서 지지율이 올라갔다기보다 우리는 조금씩 개선되는데 상대가 국민에게 실망을 주는 발언과 행동으로 스스로 떨어진 것이기 때문에 언제든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선대위에도)일희일비하지 말자고 말하고 있다. 결국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승부는 다시 원점에서 시작됐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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