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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빈 수레만 요란했던 '김건희 7시간 통화'
방송 직후 홍준표 "MBC, 시청률 장사 잘했네"
2022-01-16 22:06:16 2022-01-16 23:47:21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빈 수레만 요란했다. 방송금지가처분 신청과 법원 판결 등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건만, 정작 알맹이는 없었다는 평가다. 오히려 통화내용을 녹음한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누님", "동생" 호칭을 써가며 서로를 걱정하는 듯한 발언도 주고 받는 등 기자 취재윤리에 의문이 제기될 만한 내용도 상당수였다.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16일 저녁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 간 7시간 통화내용 중 일부를 방송했다. 이씨는 첫 통화에서 기자 신분을 밝혔다. 다만 통화가 계속해서 쌓이면서 호칭이 '누님',  '동생'으로 변했다. 김씨는 이씨와 신뢰가 쌓이자 "우리 캠프로 왔으면 좋겠다. 좀 도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씨는 정대택씨 자료 등 다수의 정보를 김씨에게 건넸고, 김씨 요청에 따라 선거 관련 코칭을 하고 대가로 강의료를 받기도 했다. 
 
김씨는 "우리 남편이 대통령 되면 동생이 제일 득 본다"며 "이재명이 된다고 동생 챙겨줄 거 같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씨가 "캠프에 가면 얼마를 받을 수 있냐"고 묻자, 김씨는 "모른다. 의논해 봐야 한다. 명수가 하는 만큼 줘야지. 잘하면 1억원도 줄수 있다"고 답했다.
 
김씨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해선 "조국 수사를 그렇게 펼칠 게 아닌데 조국 수사를 (여권에서)너무 많이, 너무 많이 공격했지. 검찰을"이라며 "빨리 끝내야 하는데 계속 키워서 유튜브나 유시민 이런 데서 계속 자기 존재감 높이려고 키워가지고, 사실 조국의 적은 민주당, 유시민"이라고 했다.
 
남편인 윤 후보에 대해서도 "문재인정권이 키워준 거다"라며 "정치라는 것은 항상 자기 편에 적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박근혜를 탄핵시킨 건 보수"라며 "바보 같은 것들이 진보, 문재인이 탄핵시켰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보수 내에서 탄핵시킨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 그렇게 뭐 공짜로 부려 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라며 "그래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 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냐"고 했다. 이어 "돈은 없지, 바람은 피워야겠지, 이해는 다 가잖아"라며 "나는 다 이해하거든. 그러니까 그렇게 되는 거야"라고 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나와 우리 아저씨는 안희정 편"이라며 미투 폭로로 유력 대선주자에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언급한 뒤 "사람이 살아가는 게 너무 삭막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보수는 돈 주고 해야지, 절대 그러면 안 된다. 나중에 화 당한다"라며 "지금은 괜찮은데 내 인생 언제 잘 나갈지 모르잖아. 그러니 화를 당하지, 여자들이 무서워서"라고 했다.
 
김씨는 당내 경선과정에서 홍준표 의원 견제를 독려하기도 했다. 이씨가 '홍준표 토크콘서트가 있었다. 곤란한 질문도 몇 개 뽑아놨는데. 아 이거 피해가네'라고 말하자, 김씨는 "내일은 좀 잘 한 번 해봐. 우리 동생이. 내일 한 번 홍준표한테 날카로운 질문 좀 잘해봐"라고 독려했다. 이어 "(윤 후보 비판은)반응 별로 안좋다고 슬쩍 한 번 해봐. 우리 좀 갈아타자고 한 번 해봐. 거긴 신선하잖아"라고 채근했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선대위 합류에 대해선 “본인이 오고 싶어 했다”며 “왜 안 오고 싶겠어. 여기가 자기 그건데. 먹을 거 있는 잔치판에 오는 거지”라고 합류를 당연시했다.
 
무성한 소문을 낳았던 양모 전 검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내가 뭐가 아쉬워서 동거하겠나, 부인 있는 유부남하고"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이어 "우리 엄마가 돈도 많은데 자기 딸을 왜 팔겠느냐"며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김씨는 또 "나는 나이트클럽도 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며 "나는 되게 영적인 사람이라 책 읽고, 도사들과 이야기하면서 '삶은 무엇인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방송이 끝나 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확히 어떤 부분이 문제되는지를 조금 더 명확하게 지적했으면 하는 생각"이라며 방송된 김씨의 발언 중 문제가 될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에 MBC는 시청자를 우롱하는 변죽만 올리고 시청율 장사만 잘했네요"라며 김씨를 향해서도 "참 대단한 여장부"라고 했다.
 
앞서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기자 이씨는 지난해 7∼12월 김씨와 50여차례 넘게 총 7시간45분가량 통화를 하고, 해당 녹음파일을 MBC에 넘겼다. 국민의힘은 해당 방송을 막기 위해 지난 13일 서울서부지법에 MBC를 상대로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했지만 일부 인용 판결이 나면서 이날 방송이 가능해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 김건희씨.사진/뉴시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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