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통신자료 조회시 법원 허가 받도록 제도 고쳐야"
"수사기관, 연간 최소 600만건 수집 추정"
"헌법상 영장주의 위반이라는 인식 부족"
"통지 절차 마련만으로는 문제 해결 안돼"
입력 : 2022-01-11 15:19:13 수정 : 2022-01-12 22:15:07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언론인과 정치인 등의 통신자료를 무더기로 조회한 것으로 드러나 사찰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수사기관이 통신자료 조회 등 개인정보를 수집하기 전 법원의 허가를 받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정보인권연구소 등 시민단체는 11일 ‘공수처 사찰 논란으로 본 통신자료 무단 수집 제도 문제와 개선방향’ 좌담회를 열고 제도 개선안을 논의했다.
 
법조계 등은 최근 공수처 논란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국회에서 내놓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들이 대부분 통신자료 제공에 관해 통지 절차를 마련하는 데 그친다며 이는 수년간의 수사기관 사찰 논란을 해소하는데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양홍석 변호사(전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는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제공에 대한) 통지 절차를 개선해주는 정도로 (사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시민의 권리를 보호해줄 수 있는 사회적 제도가 필요한데, 그 방안 중 하나가 (수사기관이 개인정보 수집 시) 법원의 허가를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변호사는 “통신자료제공 요건을 강화하고 요건의 실질적 심사, 자료 제공이 적법한지 등을 심사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시민들을 대신해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조회를 통제할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채완 민변 변호사도 “통지 절차를 마련하는 것만으로 제도가 가진 문제점이 해결된다고 볼 수 없다”며 “프라이버시권을 적극 보장하기 위한 통지 절차의 수립과 더불어 현재 통신자료제공이 헌법상의 적법 절차의 원칙, 국제인권법 등으로부터 도출되는 영장주의를 위반하는 문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변호사는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 통신자료 제공 절차를 폐기하고, 통신비밀보호법에서 정보주체가 가지는 구제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이의제기 및 적법성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절차 구축 등의 내용을 반영해 규율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통신자료 수집을 막으려면 자료 제공의 근거가 되는 전기통신사업법상 제공 요건을 강화하고 자료 제공의 적법성을 심사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전기통신사업법 83조 3항에 따르면 정보·수사기관은 재판과 수사 등에 필요한 정보수집을 위해 전기통신사업자에 이용자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등 통신자료를 요청할 수 있으며 사업자는 그 요청에 따를 수 있다.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기통신사업법상 (통신사 등) 사업자가 통신자료 제공 요청을 거부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수사기관의 자료) 요청을 거절하기는 어렵다”며 “과학기술 발전과 정보통신 기술 발전에 상응하는 개인의 사생활 보호 등 근본적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여경 사단법인 정보인권연구소 상임이사는 “지금도 연간 최소 600만건 이상의 통신자료가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수사기관에선 (통신자료 수집이) 수사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인구를 고려하면 이게 정말 필요한 자료 제공이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정보인권연구소, 전국언론노동조합,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등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공수처 사찰 논란으로 본 통신 자료 무단 수집 제도 문제와 개선방향 좌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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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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