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게이션)‘특송’, 재미·액션·걸크러쉬…3박자 특급 배송 시스템
여성 원톱 액션 끝판왕+카체이싱 결합…피지컬 충돌 액션 쾌감↑
박소담 ‘걸크러쉬’ 압도적→송새벽 전무후무 ‘악역’ 존재감 재미↑
2022-01-11 01:15:00 2022-01-11 01:15: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액션의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다 들어있다. 그리고 여성이 주연이다. 오랜만에 충무로에 등장한 여성 액션이다. 여성 액션 차별성은 주인공이 여성이란 점이 아니다. 관객의 상상력과 선입견 전복이 주된 셀링 포인트다. 전통적으로 매체 안에서 소비돼 온 약자로서의 여성을 내세워 강자인 남성을 굴복시키는 전복의 쾌감을 전한다. 특히 그 대척점에 선 남성 캐릭터 마초성이 더욱 더 강력하게 드러날 경우 이 쾌감은 대체 불가로 짙어진다. 이 두 개의 날 선 대립을 더욱 번뜩이게 만드는 칼갈이역할이 필요하다. 액션의 여러 요소 중 이 영화가 선택한 그 역할은 카체이싱. 장르 영화에서 카체이싱 만큼 제작진의 호불호를 극렬하게 발생시키는 요소도 없다. 당연히 들어가면 최고의 장치가 된다. 하지만 그 과정까지가 너무 어렵다. 대규모 장비는 물론 치밀한 계산과 설계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영화, 이 어려운 걸 스토리 메인 동력 연료 탱크로 써 버렸다. 결과는 근래 보기 드문, 어쩌면 앞으로 나올 모든 여성 원 톱 액션의 훌륭한 교과서 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특송’이.
 
 
 
제목부터 빠르기를 느끼게 한다. 러닝타임도 요즘 영화답지 않게 108분으로 가성비가 높다.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는 배송업체 백강산업’. 이 업체 대표 전문 특송 드라이버 은하(박소담)는 신기에 가까운 운전 실력을 자랑한다. ‘운전 좀 한다는 전문 드라이버 상징 수동 변속기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빨면서 한 손으로 능숙하게 조작한다. 당연히 은하를 뒤쫓던 차량은 추풍낙엽처럼 나가 떨어진다. 대수롭지 않단 은하의 표정이 진짜 멋지다. 이런 게 걸크러쉬.
 
영화 '특송' 스틸. 사진/NEW
 
한 번 의뢰 받은 물건은 절대 실패하지 않던 은하에게 난감한 상황이 마주하게 된다. 이 업계 톱 클래스로 인정 받던 은하의 감이 예사롭지 않다. 전직 프로야구 선수 출신 승부조작 브로커 두식(연우진) 부자의 밀항을 위한 특송을 의뢰다. 백사장(김의성)은 은하의 불안에 크게 개의치 말자며 다독인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된다. 사고가 발생한다. 두식의 아들 서원(정현준)만 맡게 된 은하다. 문제는 서원이 뭔가를 갖고 있다. 두식의 상관이자 브로커 조직 총책인 현직 강력계 형사 경필(송새벽)의 귀중한 물건이다. 경필은 사력을 다해 은하를 쫓는다. 은하는 어린 서원을 보호하기 위해 경필의 추격을 필사적으로 뿌리친다. 이 과정에서 국가정보원 한미영(염혜란)까지 이 사건에 참여한다. 경필은 한미영을 통해 은하의 충격적 과거를 전해 듣게 된다. 이제 경필은 자신의 물건을 되찾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다. 은하 역시 제대로 열 받았다.
 
영화 '특송' 스틸. 사진/NEW
 
비슷한 레퍼런스가 몇 작품 떠오른다. 특급 배송 전문가의 액션을 그린 트랜스포터시리즈. 상상 초월 카체이싱 액션 스타일을 떠 올리게 하는 베이비 드라이버. ‘특송은 이런 작품의 레퍼런스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떠올리게할 뿐. 얘기를 끌어가는 주된 동력 자체가 전혀 다르다. 여성이 주인공이다. 약자와 강자의 대결 속 전복의 쾌감을 이끌어 내는 형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특송의 은하는 전혀 그렇지 않다. ‘걸크러쉬란 단어는 이럴 때 쓰라고 있다. 영화 중반 이후부터 등장하는 은하의 액션은 웬만한 남자 액션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피지컬 충돌이다. 개연성을 따질 필요는 없다. 은하의 숨겨진 과거가 피지컬 충돌액션의 동력이라고 이해하면 충분하다.
 
영화 '특송' 스틸. 사진/NEW
 
당연히 특송이기에 카체이싱 액션은 비교 불가 전매특허 전무후무다. 두 발과 두 손을 빠르게 교차하고 조작하는 수동 변속기 클로즈업 장면은 의외로 묘한 쾌감을 전달한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관객들도 뭔가에 홀린 듯 두 손과 두 발을 연신 이리저리 움찔거리게 될 정도다. 무엇보다 카체이싱 장면의 백미는 속도감의 공유. ‘특송에서 영화 오프닝에 등장하는 은하의 카체이싱은 다양한 각도 다양한 기법 다양한 시선을 통해 쫓고 쫓기는 과정을 체감할 수 있게 구성 배치했다.
 
여성 원톱 액션으로 보기 드문 카 체이싱 스타일을 끌어 온 특송이다. 하지만 영화를 본 뒤라면 박소담의 은하가 뿜어낸 걸크러쉬매력도 뇌리에 충분히 각인될 듯하지만 진짜는 그 반대편에 선 송새벽의 조경필’이.
 
영화 '특송' 스틸. 사진/NEW
 
코미디에 특화된 듯한 연기 텐션을 보유한 송새벽은 특유의 속도와 유연함으로 정평이 난 연기자다. 그의 유연함이 코미디로 자주 보여지고 활용된 것은 송새벽의 연기적 스킬이라기 보단 외부에서 그를 바라본 이미지적 경직성에 있을 듯하다. 그가 출연하면 어떻게 해서든 웃길 것이란 일종의 선입견이 있다. 송새벽은 이번 특송에서도 특유의 연기 텐션을 유지한다. 문제는 그가 연기한 조경필악역이란 점. ‘악역도 악랄함의 끝판을 보여야 하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송새벽은 자신의 호흡과 자신의 색깔을 고스란히 끌어가 조경필에게 입혔다. 결과적으로 특송조경필은 상식에서 벗어나 있고 교과서적인 면에서도 대입될 수 없는 기괴한 템포의 악인이 됐다. 상대가 예측할 수 없는 호흡과 템포를 드러내 보는 입장에서 이상한 섬뜩함을 느끼게 만든다.
 
영화 '특송' 스틸. 사진/NEW
 
강력함을 원한다면 특송은 정답에 가까운 선택이다. 새로운 액션을 원한다면 특송은 꽤 괜찮은 선택이다. 임팩트 있는 재미와 타이밍을 원한다면 특송은 딱 맞다. ‘특송108분 동안의 롤러코스터다. 재미로서 이보다 더 충분한 게 있을까 싶다. 개봉은 오는 12.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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