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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에서 '깐부'로…이준석의 동행과 윤석열의 득실
구름인파 속 "후보가 누구냐"…"긍정적" 평가 다수
2021-12-09 15:16:37 2021-12-09 15:16:48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연일 선거운동에 함께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득표에 득이 될 지, 실이 될 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신구 조화로 윤 후보의 중장년 이미지를 상쇄하는 동시에 정치경력 10년 차의 이 대표 코칭으로 윤 후보가 초보 티를 벗을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반면 이 대표가 지나치게 도드라지면서 윤 후보가 상대적으로 묻힌다는 지적도 크다. 두 사람이 처음으로 함께 거리유세에 나섰던 부산 서면에서는 "누가 후보인지 모르겠다"는 일부 시민들의 평가도 있었다.  
 
두 사람은 최근 거리유세를 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극단적 대립으로 치닫던 두 사람은 지난 3일 울산 담판을 통해 전격 화해한 후 끈끈한 '브로맨스'를 보이고 있다. 8일에는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수많은 인파를 몰고 다니면서 자신들의 인기를 한껏 뽐냈다. 이들은 '오징어게임'의 한 장면처럼 달고나 게임을 하며 '깐부' 유세도 펼쳤다. 이 대표는 "우리 후보는 스타니까"라며 별 모양 도전을 권하는 다정한 모습을 연출했다. 별 모양 달고나를 받아든 윤 후보는 "아. 별은 어려운데"라며 친근한 면모를 드러냈다. 
 
앞서 지난 4일 부산 최대 번화가인 서면에서 빨간색 후드티를 커플티로 맞춰 입고 거리유세를 펼친 것을 시작으로 두 사람은 7일 저녁엔 마포구 합정동에서 형광 조끼와 형광봉을 들고 골목 일대를 순찰했다. 윤 후보의 취약점으로 지적받는 청년세대 공략을 위해 든든한 '이대남'(20대 남성)의 지지를 받는 30대 당대표가 지원사격하는 모습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거리인사 중 달고나 뽑기 체험을 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유세현장에서도 기념사진을 같이 찍으며 서로 예우하는 모습도 눈에 띄게 늘었다. 윤 후보는 마이크를 이 대표에게 넘겨주면서 먼저 발언할 수 있도록 각별히 챙기기도 했다.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마이크 전달 알바하는 윤석열'이라는 사진이 올라올 정도다.
 
이에 화답하듯 이 대표는 신세대 감각으로 윤 후보 홍보에 적극적이다.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이번에 저희가 (지역)일정 컨셉을 잡은 건 후보가 낮은 곳으로 임하겠다는 자세"라며 "지금까지 대통령후보의 발길이 잘 안 닿았던 중소도시 위주로 일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중앙에 있는 저희가 정책적 행보로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윤 후보 지원에 성의를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의 이런 밀착행보가 득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를 놓고는 전문가 의견도 다소 엇갈린다. 다만 두 사람이 지속적으로 화해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게 장기적으로 당 이미지에 도움이 된다는 평이 대체적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 국민의힘 얼굴이다. 2030세대들에게는 2030세대인 사람 자체가 정서적으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선거에서 시각적인 효과가 매우 중요하다. 최근 두 사람이 빨간 후드티를 입고 유세를 하자 젊은 세대들은 '기발하고 발상이 좋다'고 생각했다"며 "젊은 사람도 저렇게 열심히 선거를 도와주는구나,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단 점에서 윤 후보가 세대를 초월한 후보로 생각되는 긍정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계량적으로 보면 여론조사상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유세를 같이 한다고 2030세대로부터 윤 후보 지지율이 확 올라가진 않았다"며 "오히려 떨어진 여론조사도 있단 점에서 득표에 도움이 됐다고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장 교수는 "두 사람이 같이 유세를 하는 것은 비호감도를 낮추는 데는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기에 나쁘지는 않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이준석 당 대표와 함께 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일대에서 선거운동을 펼치던 중 한 시민과 셀카를 찍고 있다.사진/뉴시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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