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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인재 대이동)③“돈 더 준다는데” vs “안정성 따져야”
“영업 압박·수직적 조직문화 없어”…“4대 시중은행, 망할 걱정 없어”
2021-11-29 16:30:00 2021-11-29 16:30:00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인터넷은행들이 다양한 당근책을 제시하며 기존 시중은행 재직자들을 유치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지만 반응은 엇갈린다. 막대한 연봉 인상과 인센티브에 환호하는 이들도 있지만 시중은행의 직업적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이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초 시중은행을 다니다 인터넷은행으로 이직한 A씨는 현재 직장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A씨는 "전 직장에선 계약직으로 다니다가 이번 직장은 정규직으로 뽑는다고 해서 옮기게 됐다"면서 "주변에서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아 뿌듯하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A씨는 “전 직장의 경우 보수적인 꼰대(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을 비하하는 은어) 문화와 함께 딱딱한 조직 체계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다”면서 “지금 직장은 출퇴근 시간도 자유로울 뿐 아니라 조직이 수평적이라 존중 받으면서 일한다는 느낌이 많다”고 말했다.
 
지금은 퇴사를 했지만 한때 시중은행을 다니다 인터넷은행으로 이직했던 B씨도 전직장을 떠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B씨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나오긴 했지만 직장은 참 좋았었다"면서 "내부적으로는 '우리 회사가 최고다'란 자부심을 가진 직원들이 많았을 정도다"라고 사내 분위기를 전했다.
 
B씨는 "무엇보다 시중은행에서 많이 스트레스를 받는 영업 압박이 없었던 것이 가장 좋았다"면서 "여기에 돈도 많이 주고, 수도권에서 벗어날 일도 없으니 직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고 귀띔했다.
 
그럼에도 시중은행에서 인터넷은행으로 이직을 꺼리는 이들도 다수 존재한다. 시중은행에 재직 중인 C씨는 인터넷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전 동료들에게 이직 제안을 수차례 받았지만 매번 거절했다. 아직은 인터넷은행에 대한 미래가 불안하다는 게 그 이유다.
 
C씨는 “지금의 4대 시중은행이 망하는게 상상이 가느냐”고 반문한 뒤 “직장으로서의 안정성을 보자면 아직은 제도권 금융에 있는 은행을 다니는게 안전한 것 같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행원 개개인의 성향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에 재직 중인 D씨는 “여기에 있는 직원들은 주어진 일을 기계처럼 하는게 익숙한 사람들이 많다”면서 “인터넷은행은 일반적인 은행 스타일과는 다르게 IT업종과 비슷한 업무가 많기 때문에 성향상 맞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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