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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라라랜드 제작사 '엔데버 콘텐트' 9200억에 인수
전 세계 19개국 거점 보유한 글로벌 콘텐츠 제작·유통 기업 인수
BBC·넷플릭스 등에 콘텐츠 공급…CJ ENM 콘텐츠 유통망 확대
멀티 스튜디오 체제로 가는 기반 마련…"물적 분할 계획 중"
2021-11-19 14:30:27 2021-11-19 14:30:27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CJ ENM이 유명 영화 '라라랜드'의 제작·유통에 참여한 제작 스튜디오 '엔데버 콘텐트'를 인수했다. 해외 콘텐츠 제작 기지와 글로벌 유통망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다. CJ ENM은 엔데버 콘텐트와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멀티 스튜디오 시스템 구축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CJ ENM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그룹 '엔데버그룹홀딩스' 산하의 제작 스튜디오 '엔데버 콘텐트' 인수 계약을 의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CJ ENM은 엔데버 콘텐트의 경영권을 포함해 지분 약 80%를 갖게 됐다. 7억7500만달러, 한화로 약 9200억원 규모다. 이번 지분 인수는 CJ ENM이 오는 2025년까지 진행하는 5조원 규모 콘텐츠 투자의 일환이다. 
 
CJ ENM은 엔데버 콘텐트 인수로 콘텐츠 제작 측면과 유통 측면에서 모두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봤다. 엔데버 콘텐트가 보유한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도 확보하고, 19개국에 걸친 해외 영업망을 통해 5000여 개가 넘는 자사 콘텐츠를 전 세계에 공급할 계획이다. 
 
CJ ENM은 엔데버 콘텐트인수 후 안정적인 사업 운영 및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남은 지분은 기존 대주주가 보유하며, 주요 경영진 및 핵심 인력도 그대로 유지한다. 인수 절차는 오는 2022년 1분기까지 마무리될 계획이다. 
 
엔데버 콘텐트의 모 기업인 엔데버는 드웨인 존슨, 마크 윌버그 등 헐리우드 배우 및 스포츠 선수 등 7000여 명의 스타를 관리하는 연예 매니지먼트 기업이다. 
 
엔데버 콘텐트는 엔데버가 2017년 설립한 영화·방송·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글로벌 스튜디오다. 유럽·남미 등 전 세계 19개 국가에 글로벌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라라랜드'·'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 인기 영화를 비롯해 영국 BBC 드라마 '킬링 이브'·'더 나이트 매니저' 등 투자 및 제작과 유통·배급에 참여했다. 엔데버가 제작·유통에 참여한 콘텐츠를 HBO·BBC 등 각국 방송 채널과 넷플릭스·애플TV+·아마존프라임 등 글로벌 OTT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CJ ENM 관계자는 "엔데버 측과 미국 작가 조합이 협의해 수직 계열사의 지분을 일정 규모 이상 소유할 수 없게 되면서 엔데버 콘텐트가 매물로 나왔다"며 "경쟁력이 없다거나 회사에 다른 문제가 생겨서가 아니라 미국 본토 사정으로 인해 지분을 매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CJ ENM은 엔데버 콘텐트와 시너지를 통해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IP 유통 등 수익 사업을 극대화하기 위해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CJ ENM은 이날 "예능·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 사업의 주요 제작 기능을 물적 분할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국내에서는 스튜디오 드래곤과 물적 분할로 신설될 멀티 장르 스튜디오를, 해외에서는 엔데버 콘텐트를 운영하는 것이다. 
 
CJ ENM 관계자는 "물적 분할과 관련된 내용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음악을 제외한 국내 영화·드라마 등 부분을 물적 분할 대상으로 논의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호성 CJ ENM 대표는 "엔데버 콘텐트의 기획·제작 역량과 CJ ENM의 K콘텐츠 제작 노하우, 성공 IP가 결합해 궁극적으로는 동서양 문화권을 포괄하는 초격차 글로벌 메이저 스튜디오로 도약할 것"이라며 "엔데버 콘텐트 인수와 스튜디오 신설을 통한 멀티 스튜디오 체제로의 변신은 CJ ENM이 글로벌 토탈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의 시작"이라고 전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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