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예고하는 은행들이 영업 채널의 비대면 쏠림을 이유로 보란듯이 감원에 나서고 있다. 반면 성장세를 탄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달 들어 91개 직무 관련 개발·담당자를 채용하겠다고 나섰다. 여신, 담보대출, 공공기업금융, 수신 등 은행 업무를 비롯해 데이터, 뱅킹 아키텍트, 기술기반 등 기술 업무에 대한 인력까지 전방위로 모집하고 있다. 각 직무당 채용 규모는 한 자릿수로 1~2명만 뽑더라도 100여명의 인력이 충원된다. 지난 9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직원수는 982명으로 기존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케이뱅크는 전 직무에 걸쳐 채용연계형 인턴을 모집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IT △마케팅 △데이터 △리스크 △준법 △재무·회계 △경영지원 등 총 7개 분야로, 채용 인원은 두 자릿수로 계획하고 있다. 상품·서비스 기획, IT시스템 개발·운영, 신용평가모형 개발·리스크관리 등 은행의 핵심 업무에 대해 비대면 환경에서 운영하는 노하우를 함께 고민할 방침이다.
장민 케이뱅크 경영기획본부장은 "이번 인턴 모집은 미래 금융사업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터넷은행 업무 전반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케이뱅크 정규 직원으로 선발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올해 정기 공개채용을 줄이거나 수시채용으로까지 전환하면서 인력 수급을 최소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지역 소재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사람을 대상으로 지역에서 근무할 행원 100여명을 채용한 것 외에는 올해 공채를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리은행은 대졸 신입 행원 채용을 수시채용으로 전환했다.
다른 은행도 정기 공채를 축소하는 등 신입 행원 채용을 빠르게 축소하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개 은행에서 올해 채용한 인원은 1000명 안팎으로 2019년 2033명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채용시장 변화는 은행업무의 급격한 디지털 전환에 따른 영향이 크다. 우리은행은 적립식 예금 가입자 고객 중 비대면을 통해 가입한 비중이 올 3분기까지 89.6%에 달했다. 하나금융지주 공시에 따르면 3분기 신용대출의 92.2%, 펀드가입 92.9%가 비대면으로 실행됐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IT관련 인력은 올 들어 채용 규모를 늘리고 있다. 정의당 배진교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농협 등 4개 은행에서 9월까지 채용한 IT 전문인력은 370명으로 2019년 316명에서, 2020년 315명보다 증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 수를 줄이고 있기 때문에 인원 충원이 필요한 곳이 사라지고 있기도 하다"면서 "빠른 디지털 전환세에 내부 직원들도 10년 뒤를 가늠할 수 없어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 영업이 비대면화가 가속하면서 인력 채용에도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들의 온도차가 극명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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