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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수요 줄까…새벽배송 기업들 상장 시계 빨라진다
확보 자금으로 물류·인프라 강화에 집중 투자…경쟁 심화·주문량 감소 우려
2021-11-03 18:00:00 2021-11-03 18:00:00
사진/컬리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새벽배송 업계가 내년에 일제히 기업공개(IPO)에 나선 가운데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집밥 수요가 줄어들어 성장세가 다소 주춤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속적인 고객 유치와 소비자 편의성 증대를 위해 투자 재원 마련이 절실한 상황에서 상장 시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와 SSG닷컴은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위한 주간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작업에 나섰다. 오아시스마켓은 IPO 대표 주간사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으로부터 최근 1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컬리는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먼저 UI 및 UX 고도화, 주문 편의성, 결제 간소화 등 고객 경험을 향상하기 위한 기술 분야를 비롯해 배송 서비스의 데이터 인프라 고도화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할 예정이다. SSG닷컴은 물류 인프라와 IT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한편, 완성형 온-오프라인 커머스 에코시스템(ecosystem) 구축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새벽배송 업체들이 상장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코로나19로 거래 규모가 급성장하고, 투자자들이 성장성에 집중하고 있어 적기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은 당초 계획이었던 2023년보다 상장 시기를 1년 앞당겼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신세계그룹과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승인한 가운데 이마트는 자산 재배치에 속도를 내는 한편,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절대강자가 없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 이후 로켓와우·로켓배송 서비스 강화를 위해 전국 곳곳에 1조원 규모의 물류센터 설립 계획을 내놓으면서 쿠팡에 대응하는 물류 인프라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거래액 기준으로 추산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쿠팡·이베이코리아 순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향후 SSG닷컴의 상장이 계획돼 있다는 점에서 음·식료품 총 거래액(GMV) 성장을 위해서는 자체 물류센터인 네오(NEO)의 증설은 반드시 필요해보인다"면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생필품 셀렉션도 강화돼 NEO 수준이 아니더라도 물류 캐파 증설이 필요해진 상황이며, 물류에 대한 대응이 있어야 꾸준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드코로나 시행 초기 단계라 아직 매출 부문에서 가시적인 변화는 없으나, 천천히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주문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가격 면에서 할인율이 높은 마트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제품을 지속적으로 구매할 요인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새백배송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주문량이 폭증했던 이전보다는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으나, 이미 편리함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크게 이탈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거래규모는 커졌으나 오아시스마켓을 제외하고 흑자를 내는 곳은 없다. SSG닷컴은 이마트의 유통법 규제에 따라 월 2회 휴업 기간에는 믈류센터 활용이 불가능하며, 컬리는 물류센터가 수도권에만 있고, 서비스 지역 확대 한계 등의 문제가 있다. 대형마트 역시 즉시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속도전에 나서는 점도 위협 요인이다.
 
업계에선 주간사가 선정되고, 대외적인 환경을 고려할 때 이들 기업의 상장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 업체의 공모 흥행 및 상장 후 주가 등 흐름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누가 상장 1호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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