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내년부터 대한태권도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미등록도장' 수련생들도 승품·단 심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시·도 협회는 미등록 도장을 위한 비정규 심사를 정기적으로 열고 정규·비정규 심사 일정도 사전에 통합 공개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태권도협회와 가입 협회 태권도장만 승품·단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한 기존 관행을 개선, 합의했다고 31일 밝혔다.
승품·단 심사는 태권도 수련자의 기술적 성취도나 수련 정도를 측정해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다. 만 15세 미만은 승품 심사, 15세 이상은 승단 심사가 진행된다.
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서태협)는 지난 2018년 2월 기존 회원들의 기득권을 보호할 목적으로 학교 등 공공시설 체육센터 내 태권도장에 대해 ‘협회 등록’을 제한했다. 공정위는 서태협의 부당한 회원 등록 거절 행위를 조사하고 지난 6월 서태협에 대해 시정명령을 부과한 바 있다.
태권도의 품·단은 수련자의 실력에 대해 권위와 명예를 부여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에 따라 승품·단 심사를 받을 수 없는 태권도장은 수련생을 유치해 사업을 영위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현재 대한태권도협회는 원칙적으로 모든 태권도장들이 승품·단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과 절차를 두고 있다. 심사 종류는 등록도장을 위한 '정규심사'와 그 외 '비정규심사'로 구분된다. 미등록도장은 비정규심사에만 응시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간 미등록 도장 심사는 거의 개최되지 않아 미등록 도장 수련생들이 심사에 응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등록 도장을 위한 정규심사는 매월 수차례 개최됐지만, 미등록 도장 심사는 지난 5년간 단 1회만 개최(2016년 12월3일)됐다.
그 결과, 태권도장업 시장에서 '협회 등록'이 사실상 의무화돼 불공정행위를 유발하거나 소비자후생을 저해할 우려가 있었다.
지난해 전국 태권도장의 협회 등록 현황을 보면 태권도장 신고 사업자 수는 1만298개다. 이 중 협회 등록 도장 수는 96%인 9890개에 달했다. 미등록 도장은 408개(4%)에 불과했다.
공정위는 시·도 협회가 특정 사업자의 등록을 거절해 승품·단 심사 기회를 박탈하는 방식으로 시장 진입을 저지하는 등 불공정 행위가 재발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시·도 협회는 지역 내 독점적인 심사 권한을 바탕으로 별다른 노력 없이 평균 300만원의 협회 등록비를 징수할 수 있어 등록 도장 및 수련생들에 대한 서비스 개선 유인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한태권도협회는 내년부터 미등록 도장의 수련생들도 승품·단 심사에 응시할 수 있도록 모든 심사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도 협회는 정규심사뿐 아니라 미등록 도장을 위한 비정규 심사도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개최 방식이나 횟수 등 세부 사항은 단계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규 심사와 비정규 심사 일정을 사전에 통합 공개해 일선 도장들의 예측 가능성도 높이기로 했다.
박세민 공정위 시장구조개선과장은 "이번 제도 개선으로 협회 가입의 자율성이 증진돼 등록 도장·미등록 도장 간 경쟁이 촉진되고, 수련생과 학부모에 대한 서비스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태권도협회와 가입 협회 태권도장만 승품·단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운영돼온 기존 관행을 개선키로 합의했다고 31일 밝혔다. 사진은 태권도 승품 승단 심사대회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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