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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그룹, 미국 석유화학사 '크레이튼 1.8조원에 인수
DL케미칼, 지분 100% 매입 주식매매계약 체결…역대 최대규모
2021-09-28 08:26:22 2021-09-28 08:26:22
미 오하이오 주 벨프레(Belpre)에 위치한 크레이튼 SBC 생산 공장. 사진/DL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DL케미칼이 신성장 사업을 본격화하고 글로벌 석유화학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DL(000210)그룹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 인수에 나섰다. 
 
DL케미칼은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의 석유화학회사인 크레이튼(Kraton)의 지분 100%를 주당 46.5달러, 총액 16억달러(약 1조880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DL그룹은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사업을 신성장동력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준비해왔다. 이번 인수는 이 같은 방침에 따른 결정이다.
 
DL케미칼은 자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차입매수 방식을 활용한 인수금융으로 필요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안으로 모든 인수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크레이튼은 폴리머와 케미칼 2개의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 주요 시장에서 13개의 생산공장과 5개의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총 매출액은 15억6300만 달러, 조정 상각전영업이익(Adjusted EBITDA)은 2억6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크레이튼 폴리머 사업의 주력제품은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로, 미국과 유럽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BC는 위생용 접착제와 의료용품 소재, 자동차 내장재, 5G통신 케이블 등에 활용되는 첨단 기술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회사는 소나무 펄프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정제해 화학제품을 만드는 최대 규모의 바이오 케미칼 회사이기도 하다. 바이오 케미칼 생산 능력은 연 70만톤으로, 바이오 디젤 같은 친환경 연료부터 고기능성 타이어 재료, 친환경 접착제 등의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DL케미칼은 이번 인수로 미국과 유럽의 1위 SBC 제조 및 최대 규모의 바이오 케미칼 회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외형 확장에 나섰다. 이를 바탕으로 전통적인 석유화학기업에서 고부가가치 스페셜티(Specialty) 및 바이오 케미칼 시장의 글로벌 석유화학 선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스페셜티 합성고무 및 점접착제 시장 진출이라는 중기 전략 목표에도 한걸음 더 다가갔다. DL케미칼은 중기 전략 실행의 첫 단계로, 지난해 크레이튼의 수술장갑용 합성고무 사업부문인 카리플렉스(Cariflex)를 인수했고 올해 6월에는 카리플렉스 브라질 공장 증설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DL케미칼은 크레이튼이 운영하고 있는 전세계 생산 거점과 글로벌 판매망, 물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DL케미칼의 석유화학사업 운영능력과 차별화된 기술력을 접목하고 시너지를 만들어 낸다는 전략이다.
 
또 크레이튼의 글로벌 R&D센터를 적극 활용해 친환경 소재 등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성 창출을 담보할 계획이다.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서 추가적인 투자도 검토한다. 
 
김상우 DL케미칼 부회장은 “이번 인수로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소수의 기술선진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독점해온 핵심 기술의 국산화와 함께,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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