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게이션)‘오징어 게임’, 죽음의 유토피아 그리고 순수의 두 얼굴
어린 시절 동네 놀이, 어른 된 이후 생존게임→살아야 할 이유와 방법
게임설계자 ‘호스트’·게임운영자 ‘프론트맨’·456명 참가자→‘동상이몽’
입력 : 2021-09-24 01:07:00 수정 : 2021-09-24 01:07: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다른 여러 이유를 잣대로 들이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시리즈가 흥미롭고 주목되면서 재미가 있다 평가 받는 건 위험한 판타지를 자극한 지점이 아닐까 싶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이기면 된다. 경쟁에서 승리하면 된다. 강한 자가 살아 남는 게 아니다. 살아 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이 게임에서만큼은 그랬다. 그래서 어쩌면 너무도 통쾌했을지 모른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언제나 항상 공정을 외친다. ‘공평하고 정의로운 과정을 외친다. 하지만 실상은 정말 그럴까.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은 우리 모두가 이미 알고 있다. 결국 그 해답은 실제 현실에서 적용되는 경쟁의 이유 즉 와 이 시리즈 속 경쟁의 과정인 어떻게의 간격이 얼마나 괴리감을 가져오는지 느껴보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리즈가 위험한 판타지인 셈이다. 우리 모두가 분명히 그리고 반드시 원하지만 현실에선 결코 이뤄질 수 없는 과정. 그래서 이 시리즈가 그 욕구의 대리만족을 채워준다. 그리고 다시 질문한다. ‘당신에게 삶은 왜? 그리고 어떻게?, 둘 중 어느 쪽인가라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묻는 질문이고 이제 대답은 당신의 몫이다.
 
 
죽음의 유토피아
 
오징어 게임은 알 수 없는 비밀스런 단체가 운영하는 목적을 알 수 없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위치가 불명확한 바다 한 가운데 외딴 섬에서 이뤄진다. ‘누가?’ ‘?’ 그리고 무엇 때문에?’가 드러나지 않은 이 게임은 몇 가지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첫 번째는 상상을 초월한 상금이다. 456명이 참여한 이 게임 최종 우승자 1명에겐 총 상금 456억이 지급된다. 참가자 한 명당 1억 원이 누적되는 셈이다. 그럼 이 게임 참가자가 누구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실패자 그리고 탈락자 들이다. 그들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게임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단 하나다. 그들은 실패자들이다. 경쟁에 실패했다. 그들이 실패한 경쟁은 우리 사회. 여기서 우리 사회는 이기도 하다. 각각의 실패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정의로운 목적도 있다.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 남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경쟁도 있었다. 이유가 어찌됐든 그들은 모두 경쟁에서 실패했고 낙오했다. 이 게임은 그런 실패자들에게 진짜 공정한 기회를 주기 위해 진행된다. 물론 왜 그들에게 그런 기회를 누가 어떤 이유를 주려 하는 것인지는 이 시리즈 마지막까지 정주행을 이룬 뒤에야 알 수 있다.
 
'오징어 게임' 스틸. 사진/넷플릭스
 
그럼 남아 있는 흥미로운 지점은 이것이다. 이 게임에서의 경쟁, 즉 게임의 승자와 패자에 대한 대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승자는 다음 게임 진출이 보장된다. 하지만 패자는 다르다. 그저 탈락이 아니다. 죽음이다. 그들은 관리자그리고 병사들이라 지칭된 ‘□’‘△’ 표식 가면을 쓴 이들에게 무참히 살해된다. 때론 게임 자체가 완벽한 데스게임으로서 패자들을 즉결처분하기도 한다.
 
'오징어 게임' 스틸. 사진/넷플릭스
 
놀라운 점은 이 게임의 규칙이다. 참가자 과반수가 동의할 경우 게임 자체를 중단할 수 있다. 위치를 알 수 없는 폐쇄된 공간에 갇힌 약자들의 경우 강제력에 의한 지배가 우선이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은 각자의 자기판단을 존중한다. 사실 오징어 게임이 소름 끼치는 이유가 이 점이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경쟁을 펼치는 데스 게임하지만 그곳에선 희망이 있고 판타지가 존재한다. 반면 자기 목숨이 보장된 현실은 그들에겐 세상 그 어떤 곳보다도 끔찍한 지옥이다. ‘오징어 게임은 그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한다. ‘그리고 어떻게’. 둘 중 어느 쪽이냐고. 결과는 당신 예상대로다.
 
'오징어 게임' 스틸. 사진/넷플릭스
가장 순수함의 극단적 잔인성
 
오징어 게임에는 총 6개의 게임이 등장한다. 지금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게임이지만 4050세대들에겐 너무도 익숙한 게임들이다. 어린 시절 동네 골목길에서 그리고 학교 운동회에서 무조건 한 번씩은 경험해 본 너무도 낯익은 게임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속 생존 게임으로 변화되면서부턴 우리가 간과했던 끔찍한규칙의 실체가 드러나게 된다.
 
'오징어 게임' 스틸. 사진/넷플릭스
 
각각의 게임이 변화된 규칙을 제시하진 않는다. 게임 규칙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다. 하지만 생존이란 코드가 접목되면서부턴 존재 이유 자체가 달라진다. 첫 번째 스테이지에 등장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게임 실체의 이면을 벗겨내는 가장 좋은 예다. 술래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치는 동안 참가자는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말이 끝난 뒤 고개를 돌리고 그때 움직인 참가자는 술래에게 잡히게 된다. ‘오징어 게임에선 그 순간 핏빛선혈이 낭자한다. ‘오징어 게임시리즈의 충격적인 오프닝 시퀀스에 해당한다. 어릴 적 그때 너 죽었다란 외침이 현실에선 진짜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단 발상이 놀라웠다.
 
'오징어 게임' 스틸. 사진/넷플릭스
 
줄다리기는 어떤가. 100m 높이에서 양쪽이 대결한다. 지는 쪽은 100m 아래로 처박힌다. 당연히 힘이 쎈 쪽이 유리하다. 주최 측은 게임 공개에 앞서 10분간의 시간을 준다. 팀을 구성할 시간이다. 참가자들은 각자 게임을 상상하면서 개인 의지에 따라 팀을 구성한다. ‘자기 선택에 대한 책임을 얘기하는 장면이다. 이후 게임에선 각자의 상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생존과 죽음의 갈림길이 드러나게 된다.
 
'오징어 게임' 스틸. 사진/넷플릭스
 
구슬치기는 가장 순수한 게임 속에 드러나는 극단적 잔인성의 면모를 드러낸다. 상대의 10개 구슬을 모두 뺏으면 된다. 규칙은 폭력을 사용하면 안 된다 뿐. 이 과정에서 상대와 상대는 서로를 속이고 속이는 과정 속에서 인간성을 드러내고 정의와 불의 생존과 성공이란 의미에 대해 되묻고 싶어지게 만든다.
 
'오징어 게임' 스틸. 사진/넷플릭스
 
그 시절 우린 몰랐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순수했던 시절, 그 시절 경쟁의 진짜 얼굴. 그 얼굴의 극악스런 잔인성을오징어 게임에서도 등장하지 않나. 약한 자를 짓밟고 강한 자가 되려는 욕망이.
 
나머지 궁금한 내용들
 
오징어 게임은 총 9화로 구성돼 있다. 1화부터 9화까지 극을 이끌어 가는 성기훈(이정재)은 인간을 믿는 어쩌면 가장 순수하면서도 올곧은 성품의 소유자로 등장한다. 이런 점은 오징어 게임전체 핵심 스포일러 역할도 동반한다. 그런 성기훈의 성품은 이 게임 최초 설계자인 호스트를 자극한다. 호스트의 관심은 오징어 게임관리자인 프론트맨의 호기심마저 자극했다. ‘호스트는 누구이며, ‘프론트맨은 누구일까. 눈치가 빠른 시청자라면 프론트맨의 목소리를 유심히 들어보길 바란다. 그리고 호스트의 정체는 구슬치기시퀀스에서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 힌트가 등장한다.
 
'오징어 게임' 스틸. 사진/넷플릭스
 
성기훈을 섭외하는 오징어 게임섭외 담당도 꽤 흥미로운 배우가 출연했다. 아주 짧은 분량의 출연이지만 이름값을 논하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을 듯하다.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 전작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인연이 이번 오징어 게임출연으로 이어진 듯하다.
 
'오징어 게임' 스틸. 사진/넷플릭스
 
시즌1 최종 우승자는 예상대로다. 시즌2 제작은 기정사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K콘텐츠 신드롬을 일으킨 킹덤처럼 시즌2 이후 호스트’ ‘프론트맨’ ‘VIP’들의 얘기를 담은 외전이 등장할 가능성도 크다. 어떤 식으로든 오징어 게임의 흥미가 기대 이상인 것만은 사실이다. 9월 17일 넷플릭스 공개.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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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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