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D.P.’ 구교환 “제가 꼽는 명장면? 당연히 이거죠”
“원작 속 존재하지 않는 ‘한호열’, 오히려 부담감 없이 접근 가능했다”
“인상 깊던 야외 로케이션, 탈영병 심정 그리고 생각 느낄 수 있었다”
2021-09-09 01:26:00 2021-09-09 01:26: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우선 남성들이 요즘 이 배우에게 홀딱 빠져 있다. 그것도 특정된 남성들이다. 군 복무를 앞둔 남성들 그리고 군복무를 마친 예비역 남성들이 이 배우에게 하트를 날리는 중이다. ‘만약 내가 군복무를 할 당시 저런 고참이 있었다면이란 상상에서 출발한 관심이 하트로 쏟아진 것이다. 실제로 관람평을 보면 대부분이 그랬다. ‘한호열 상병이 내 고참이었다면 내 군생활을 분명 달랐을 것이다란 상상이 대부분이다. 정말 그랬다. 남자들이라면 한호열 상병의 폭넓은 너스레와 밝은 성격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난다. 배우 구교환, 그리고 그가 연기한 한호열 상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속 유일한 판타지를 담당했다. ‘D.P.’ 신드롬의 중심은 어쩌면 구교환 그리고 그의 또 다른 이름 한호열 상병때문일 것이다. 군대 내부의 고질적 병폐인 폭력 문제 그리고 만연할 수 있지만 누구도 입에 올리기 힘든 탈영’.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은 한호열의 눈에 어떤 색깔로 어떻게 담겨 있었을까. 구교환은 그 모든 것을 어떻게 바라볼까. 지금의 신드롬 그리고 구교환 그리고 한호열 상병 그리고 ‘D.P.’에 대한 얘기를 해본다.
 
배우 구교환. 사진/넷플릭스
 
‘D.P.’는 김보통 작가의 동명 웹툰 원작 ‘DP 개의 날이 원작이다. 원작 대비 조금씩 변화된 설정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에 담겨 있었다. 구교환이 연기한 한호열 상병은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다. 원작이 있는 시리즈인데,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영상으로 변환시키면서 추가된 캐릭터다. 김보통 작가와 한준희 감독이 상상 속에서 만들어 낸 캐릭터다. 원작이 존재하는 시리즈에서 원작에 없는 배역을 연기하는 부담감이 만만치 않았을 것 같았다.
 
아니에요. 오히려 원작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던 배역이라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어요. 원작에 있던 배역이라면 어떤 틀에 의식적으로 갇힐 것 같았는데 이건 그럴 이유가 없잖아요. 한준희 감독님과는 꽤 오래 전부터 친분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저를 오랫동안 봐오면서 한호열속에 저를 잘 녹여 주신 것 같아요. 감독님과 제가 주고 받는 유머가 실제로 대사에도 많이 녹아 있었어요.”
 
구교환은 원작에 존재하지 않던 한호열의 모든 것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가슴으로 느껴갔다. 1화부터 6화까지 한호열에 대한 개인적인 얘기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한호열은 도대체 어떤 인물인데 그렇게 밝고 활기가 넘칠까. 한호열은 그렇게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할 수 있을까. 어떤 면에선 대책 없이 밝기만 한 그의 모습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기도 한다.
 
배우 구교환. 사진/넷플릭스
 
정말 한호열은 어떤 인물일까. 이것저것 전부 다 끌어다 생각해 봤어요. 매번 촬영 들어갈 때 마다 호열의 과거를 생각했죠. 극중에서 호열이 후임인 안준호(정해인)를 집에 초대하는 장면이 있잖아요. 굉장히 외로운 호열에게 진짜 친구가 생겼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땐 묘하게 가슴이 따뜻해지고 또 호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주고 싶기도 했어요. 첨부터 끝까지 같은 점퍼를 입고 나오잖아요. 뭔가에 애착이 강한 사람이란 것도 알 것 같았고. 호열이 어떤 사람인지 좀 더 알고 싶긴 해요.”
 
‘D.P.’는 실감 나는 디테일한 표현과 고증 등으로 남성 시청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공간 연출에 대한 소름끼치는 디테일과 인물간의 관계성은 군 복무를 끝마친 전역자들에게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유발한단 전례 없던 후기를 이끌어 내고 있다. ‘D.P.’ 안에서 일종의 조율자 역할을 했던 구교환은 내무반 그리고 그 외의 공간 연출에 대한 소감이 어땠을지 궁금하다. 물론 예상했지만 그의 답변은 예상 밖이었다.
 
저는 오히려 야외 로케이션에서 더 인상이 깊게 남아 있어요. 호열의 대사 중에 우리가 형사도 아니고란 말이 등장하잖아요. 그 말이 이상하게 지금도 기억에 맴돌아요. 탈영을 한 병사들을 잡으러 저와 정해인씨 둘이 그 지역에 가면 묘한 기운이 느껴졌어요. ‘왜 이 곳에 왔을까’ ‘뭐가 두려워서 이렇게 숨었을까계속해서 이런 느낌에 집중하면서 상대와 나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D.P.' 스틸. 사진/넷플릭스
 
그런 집중의 과정이 한호열과 안준호 그리고 두 사람이 만드는 탈영병 스토리, 여기에 그들과의 추격전에서 벌어지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여러 차례 만들었다. 구교환은 그냥 열심히 고민만 하면 될 걸 액션이 너무도 심하게 많았다고 웃었다. 그의 말처럼 ‘D.P.’ 1화부터 6화까지 모든 에피소드에서 액션은 웬만한 액션 영화 못지 않을 정도로 강도가 높았다.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웃음). 근데 호열 자체가 흥이 많잖아요. 그리고 이번에는 흥이 많이 필요했다고 생각이 들어요. 우선 호열이 자체가 스탠딩 콘서트에 온 사람처럼 흥이 넘치는 인물이어야 했죠. 전 그냥 막 흥분만 하면 됐어요. 물론 안전에 지장 주지 않는 범위에서 프리스타일 방식으로 액션을 소화했던 것 같아요. 이전 작품에서도 그런 경험이 있었어요.”
 
‘D.P.’ 인기의 숨은 공신으로 한호열 상병은 자타공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대부분은 이 인물을 꼽는다. 극중 한호열 상병과 티격태격하는 인물. ‘악의 축이라 불리는 황장수 병장역의 배우 신승호다. 극중에선 신승호 배우가 구교환의 고참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구교환이 무려 13세 연상이다. 비주얼적으론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은 데 말이다.
 
배우 구교환. 사진/넷플릭스
 
마지막 멘트는 정말 마음에 듭니다(웃음). 신승호 배우. 보신 그대로에요. 극에서 보여준 인물은 당연히 연기죠. 실제로는 너무 겸손하고 누구보다 열정적이에요. 그 인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어떤 준비를 어떻게 했는지 그게 온전히 느껴졌어요. 사적으론 정말 멋진 친구에요. 그리고 되게 귀여운 면도 많아요. 한호열의 톤 앤 매너가 튕겨내야 하는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황장수가 총알을 쏘면 난 그걸 튕겨내는 역할. 사실 제가 신승호 배우에게 얹혀 가는 장면이 진짜 많았어요.”
 
6개의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어느 것 하나 빼놓기 힘들 정도로 명장면 명대사가 수두룩하다. 구교환은 모든 에피소드에 등장하면서 그 명장면 명대사를 만들어 냈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조석봉 일병에피소드를 꼽을 것이다. 그럼 당사자인 구교환은 어떤 장면을 꼽을까 궁금했다.
 
배우 구교환. 사진/넷플릭스
 
뭘 하나 꼽으면 그 에피소드에 나온 배우들이 섭섭해 할 것 같아요(웃음). 근데 그게 아니라도 제 선택은 확고합니다. ‘D.P.’의 오프닝 시퀀스를 꼽고 싶어요. 진짜 죽이지 않아요(웃음). 오프닝을 구성하는 장면 하나하나가 강력한 내러티브를 갖고 있잖아요. 그 오프닝 하나만으로도 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느껴져요. 생각 난 김에 오늘 다시 한 번 더 봐야겠네요(웃음)”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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