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말뚝' 짬짜미, 삼일C&S·KCC글라스 등 24개사 1020억 처벌
삼일C&S·IS동서·아주산업 등 24개사 적발
기준가격·단가율·생산량 등 담합 수두룩
삼일C&S 261억·IS동서 178억 등 총 1018억3700만원 처벌
입력 : 2021-07-26 12:00:00 수정 : 2021-07-26 12:33:01
[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콘크리트 파일(말뚝) 가격을 9년여간 담합한 삼일C&S 등 24개사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은 기준가격과 단가율, 생산량 감축 등을 담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콘크리트 파일의 기준가격과 단가율 등을 담합한 삼일C&S 등 24개사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1018억3700만원을 부과한다고 26일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 내역을 보면, 삼일C&S은 261억1500만원, IS동서 178억3200만원, KCC글라스 88억9300만원, 아주산업 88억8600만원, 동양파일 82억3600만원, 영풍파일 51억6500만원, 성암 45억5600만원, 동진산업 33억원, 미라보콘크리트 28억6200만원, 정암산업 26억8800만원, 신아산업개발 24억3700만원 등이다.
 
이어 삼성MK(14억7100만원), 대원바텍(14억5200만원), 금산(13억700만원), 유정산업(9억8700만원), 성원파일(9억7700만원), 삼성산업(9억6400만원), 서산(9억2600만원), 명주파일(7억9200만원), 티웨이홀딩스(7억8900만원), 산양(6억9700만원), 동진파일(3억7000만원), 명주(1억3500만원) 등도 포함이다.
 
담합에 가담했던 동양의 경우 2014년 3월 법원으로부터 회생 계획을 인가받아 과징금 청구권이 면책, 시정명령만 결정됐다.
 
위반 내용을 보면, 해당 업체들은 지난 2008년 4월1일부터 2017년 1월11일까지 콘크리트 파일의 기준가격과 단가율, 생산량 감축, 순번제 방식의 물량배분을 담합했다. 콘크리트 파일은 주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연약지반을 보강하는 기초공사에 활용되는 고강도 콘크리트 말뚝이다.
 
이 담합이 시작된 2008년 초는 시멘트 등 원자재값이 급등했지만, 콘크리트 파일값은 하락해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나빠지는 상황이었다. 이에 삼일C&S, IS동서, 아주산업을 주축으로 한 17개사가 시장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담합을 시작했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콘크리트 파일의 판매가격은 ‘기준가격×단가율’로 책정된다. 이들은 9년간 기준가격을 총 4차례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단가율의 경우 60~65% 밑으로 내리지 않을 것을 합의했다.
 
또 2016년 설립된 동진파일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2008년 12월부터 2014년 9월까지 콘크리트 파일의 적정 재고량이 유지될 수 있도록 생산량, 출하량, 재고량 등의 정보를 교환했다. 업계 전체 재고량 수준이 적정 재고량 수준을 상회한다고 판단될 때 생산공장 토요휴무제 실시와 공장가동시간 단축 등을 합의해 콘크리트 파일 생산량을 감축했다.
 
2009년 4월부터 2014년 9월까지는 건설사가 실시하는 콘크리트 파일 구매 입찰에서 순번을 정해 물량을 나누기로 합의했다. 건설사에게 견적을 제출할 때 합의한 기준가격과 단가율을 준수하기로 합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콘크리트 파일의 기준가격과 단가율 등을 담합한 삼일C&S 등 24개사에 과징금 총 1018억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담합 기간 합의 내용.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이들은 2008~2014년까지 전체 대·중소기업 간 '직접 모임' 방식, 2014~2017년까지는 대중견기업·중소기업 간 '의사 연락' 방식의 상호 공조체제를 통해 이뤄졌다.
 
이들이 직접 모일 때는 수도권 위주의 대·중소기업 간 대표자 협의회, 임원 협의회, 실무자 협의회를 순차적으로 거쳐 기준가격의 인상 등 합의안을 마련하고, 이를 호남·영남권 소재 사업자들에게 공유했다. 협의체가 분리된 후에는 대·중견기업이 임원 협의회를 열어 먼저 합의한 사항을 중소기업에 전달해 협조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담합 기간 주력 생산품인 'A종 500㎜ 구경' 콘크리트 파일 평균 판매가가 상승하거나, 이들이 합의한 수준을 대체로 상회·육박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행위는 공정위가 2017년 1월 현장 조사에 나설 때까지 계속됐다. 하지만 고발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전상훈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은 "2016년 콘크리트 파일 판매사 다수가 관수 입찰 방해 혐의로 검찰로부터 형사 처벌을 받은 바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를 통해 국내 콘크리트 파일 제조·판매업체들의 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콘크리트 파일과 같이 전·후방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간재 분야 담합에 대한 감시를 보다 철저히 하는 등 엄중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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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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