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꺾일라…해운업계 '과징금 폭탄' 곳곳서 반발
경제단체·국회 공정위 비판 "정부 해운재건에 찬물"
공정위, 조사 범위 확대…과징금 최대 1조원 이상 관측
입력 : 2021-06-28 16:17:50 수정 : 2021-06-28 17:34:26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해운업계 '운임 담합' 에 대해 고강도 제재를 가하면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공정위의 수천억원대 과징금 조치로 규모가 작은 업체는 도산할 수 있다며 해운업계는 물론 국회, 경제단체들까지 항의에 나서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동남아 항로에서 해운사들의 운임 담합이 있었다며 지난 15년간 매출액의 8~10%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과징금 대상은 HMM, SM상선, 흥아해운, 장금상선, 고려해운 등 국내 컨테이너선사와 외국선사를 포함해 23곳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120여 차례에 걸쳐 운임을 담합했고 이에 따라 5600억원의 과징금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중국과 일본 노선에 대해서도 운임 담합 혐의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대상은 HMM, SM상선, 등 국내 컨테이너선사 12곳이다. 중국과 일본의 경우 매출 규모가 동남아와 비슷해 두 노선의 과징금 규모는 최소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작지 않은 과징금 규모에 업계에선 운임 회복으로 어렵게 편 날개가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동남아와 중국, 일본 노선 비중이 큰 중소 해운사 타격이 더욱 심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 해운사의 경우 비교적 규모가 큰 곳의 연 매출이 8000억~9000억원, 영업이익은 수백억원 수준에 그쳐 이번 과징금 조치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공정위과 운임 담합을 이유로 해운사들에 수천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곳곳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런 이유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24일 전체회의에서 과징금 부과로 중소 컨테이너선사들의 도산이 우려된다며 공정위가 이번 조치를 제고해줄 것으로 촉구했다.
 
경제단체들도 공정위의 이번 조치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인천항발전협의외 등 경제단체 5곳은 "선진국은 해운시장은 국제경쟁에 완전히 노출된 자유경쟁 시장으로 보고 선박화물 운영에 대해서는 공동행위를 허용하고 있다"며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우리 해운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면 재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해운법에 따르면 해양수산부에 신고 시 운임 공동행위는 위법이 아니다. 해운법 제29조1항엔 '선사간 운임·선박 배치, 화물의 적재, 그 밖의 운송조건에 관한 계약이나 공동행위를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공정위가 이번 제재 대상에 머스크와 CMA, OOCL과 같은 해외 선사도 포함하면서 이들 선사가 국내 기항을 꺼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적인 선박 부족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번 조치로 이런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는 것이다.
 
김영무 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는 정부가 추진하는 해운재건 정책에 전면으로 배치되는 행위"라며 "해운대란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입화주도 곤경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의 운임 공동행위는 몸집이 큰 업체의 독과점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며 "이런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채 과징금 조치가 내려진 것 같아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반발에도 공정위는 해운사들의 운임 공동행위를 인가한 적이 없고 해수부가 운임을 정하는 데 있어 절차를 충족하지 않았다며 맞서고 있어 양측의 대립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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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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