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 CB 공모, 매력 없지만 기회는 만들기 나름
채권 상장 후 저가매수 노림수
입력 : 2021-07-26 06:00:00 수정 : 2021-07-26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전문치료제를 만드는 동아에스티(170900)가 1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공모한다. 이중 580억원은 작년에 착공한 송도공장 건설에 투입되며 420억원은 건선치료제 임상3상 연구개발비로 쓰일 예정이다. 
 
채권 만기일은 2026년 8월3일로 5년만기 채권이다. 만기이율은 1.0%지만 표면이율이 0%라서 만기 때까지는 이자가 나오지 않는다. 
 
동아에스티는 매년 따박따박 순이익을 내는 회사인데다 부채비율도 56%에 불과해 채권 투자로 손해 입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채권이자를 우선순위에 두고 CB에 투자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보다는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했을 때 얼마나 이익을 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를 감안했을 때 이번 동아에스티의 CB 발행조건은 그리 매력적인 편이 아니다. 
 
무엇보다 주식 전환가액이 현재 동아에스티 주가보다 높은 것이 큰 걸림돌이다. 
 
동아에스티 CB 전환가액은 8만680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보유채권을 1주당 8만6800원으로 나눈 수량만큼 주식을 준다는 의미다. 23일 현재 동아에스티 주가는 8만3200원이므로 채권을 전환하면 더 비싸게 사는 꼴이다. 최소한 주가가 지금보다 4% 넘게 상승해야 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 실제로는 전환신청 후 주식을 받기까지 보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그보다 주가가 더 올라야 투자자들이 주식 전환을 신청할 것이다. 
 
이런 조건은 지난달 발행된 CJ CGV CB 사례와도 비교된다. CJ CGV CB는 전환가액이 주가보다 10% 이상 저렴했던 덕분에 CB 공모에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동아에스티 CB는 이와 딴판이다. 채권이율이 높은 것도 아니고 전환가액도 높아 투자매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동아에스티 회사 전경 <사진/ 동아에스티>
 
그렇다고 투자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먼저 동아에스티 채권이 지금 수준의 주가에서 상장된다면 채권가격은 액면가(1만원)보다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율은 낮고 당장의 주식전환 기대이익은 없기 때문이다. 이때 채권을 매수하면 채권 매매차익과 미래 이자를 안전마진으로 확보한 상태에서 추후 주가 상승에 따른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 만약 주가가 전환가액 이상으로 오른다면 채권가격도 함께 오를 것이다. 
 
동아에스티 주가가 추가 하락하더라도 전환가액 조정을 감안하면 나쁜 일은 아니다. 동아에스티 CB 발행 후 주가가 하락하면 전환가액도 처음에 정한 가격의 85%인 7만3800원까지 인하 조정될 수 있다. 만약 주가 하락으로 전환가액이 인하된 후에 다시 주가가 상승한다면 CB 투자자들은 이익이 더욱 확대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이번 CB에는 중도상환청구원(콜옵션)이 함께 부여된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동아에스티는 주가(종가)가 15거래일 연속 전환가액의 130%(11만2900원)를 초과하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만약 주가가 올라 이 기준이 충족되면 동아에스티는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1000억원어치 채권은 부채지만 투자자들이 채권을 전부 주식으로 전환하면 1000억원의 자본금으로 변해 부채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미 주가가 오르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자발적으로 주식 전환을 신청하겠지만, 전환하지 않은 채권 잔량도 회사가 콜옵션을 행사하면 전부 전환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주가가 상승해 생긴 차익은 얻지 못하고 처음에 약속한 채권 원리금만 돌려받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주식 전환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주가가 전환가액보다는 높아야 한다. 이를 근거로 동아에스티 주가가 최소한 8만6800원은 넘을 것이라고 해석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모든 예측이 빗나가도 5년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2024년 8월에 조기상환(풋옵션)을 청구해 원리금을 받을 수 있다. 실질적으론 3년만기 채권인 셈이다. 
 
이번 동아에스티 CB 청약은 구주주의 경우 26일과 27일, 일반 공모는 29일과 30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구주주 청약일은 카카오뱅크 공모와 겹쳤다. 초과 청약증거금은 8월3일에 환불될 예정이므로 8월2일과 3일에 있을 크래프톤 공모엔 참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동아에스티 CB 공모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한편 동아에스티 CB가 전량 현재 전환가액으로 주식전환될 경우 약 115만주, 전체 주식의 13.64%가 증가하게 된다. 주식 전환 신청은 발행 한 달 후인 9월3일부터 가능하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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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경

<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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