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제8일의 밤’ 이성민 “양자역학과 불교의 묘한 교집합 끌렸다”
“양자역학 호기심 쫓던 시기 전달 받은 시나리오, 불교적 세계관까지”
“내 연기보단 후배 ‘남다름’ 주목해야 할 영화…그의 남다른 매력보길”
2021-07-20 00:00:01 2021-07-20 00:00:0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그가 연기를 하면 어떤 배역이라도 인간미를 덧입는다. 그건 그의 가장 큰 매력이면서도 어떻게 보면 가장 큰 단점이 될 수도 있단 얘기다.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현실성을 담보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데 가장 큰 힘을 얻을 수 있단 게 장점이고 매력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극화의 가장 기본적이고 또 상업성에서 가장 큰 요건이 될 수 있는 장르의 색깔이 뚜렷한 영화에선 단점이 될 수 있단 해석이 된다. 그래서 이성민이란 배우가 출연했지만 8일의 밤에서 느껴지는 불안감은 장점이었을 수도 있고, 반대로 단점이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오컬트와 호러가 결합된 국내 상업 영화에선 흔치 않은 장르다. ‘코로나19’ 상황에 걸맞게 극장 개봉이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넷플릭스 영화에 대한 선입견과 호기심은 아직도 여전하다. 이성민 역시 마찬가지였던 듯싶다. 물론 그 호기심은 포맷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지만 순전히 8일의 밤이 갖고 있는 불교적 세계관에 대해서였다. 특히 시나리오를 받을 당시 그가 심취해 있던 어떤 분야가 8일의 밤속 분위기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출연 결정 배경도 전했다.
 
배우 이성민.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로 8일의 밤공개 며칠 전 이성민은 뉴스토마토와 만난 자리에서 출연 결정 배경으로 의외의 단어를 언급했다. 사실상 영화와는 전혀 상관없는 양자역학을 거론했다. 그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양자역학에 대한 영상을 찾아보며 재미를 느끼던 중 8일의 밤시나리오를 받게 됐다고. ‘양자역학영상을 찾아보면서 알게 된 불교의 금강경 구절이 공교롭게도 8일의 밤시나리오에 적혀 있었단다.
 
시나리오에 금강경 구절이 적혀 있는데 ?’ 했죠. 되게 반가웠어요. 하하하. 그저 개인적으로 호기심으로 영상을 찾아보고 그랬는데 그 호기심을 충족시킬 만한 내용을 담은 영화가 제게 왔으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죠. 우선 감독님을 만나 뵙고 싶었죠. 감독님이 이 영화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불교 관련 서적 책을 100번 가량 읽었단 얘기를 듣고 그냥 나온 얘기는 아니구나싶었죠. 만났을 때 사실 영화 얘기는 거의 안하고 서로의 관심사 얘기만 했었어요(웃음)”
 
단순히 양자역학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있던 시기였지만 장르적 특색이 강한 8일의 밤출연을 단순한 호기심의 교집합으로 결정하기엔 무리가 있지 않았을까. 이성민은 쑥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정말 그랬다고 웃는다. 영화 매트릭스까지 언급하며 제대로 심취한 마니아를 인증했다. 그 속에서 자신이 연기한 진수캐릭터에 끌린 이유까지 유연하게 해석해 냈다.
 
배우 이성민. 사진/넷플릭스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이 과연 진짜일까 싶은 상상을 해본 적이 있어요(웃음). 양자역학에 나오는 얘기인데. 하하하. ‘8일의 밤진수가 세상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인물이잖아요. ‘흥미롭겠다싶었죠. ‘매트릭스도 보면 초록색 컴퓨터 프로그래밍 글자로 이뤄진 세상을 바라보잖아요. ‘진수가 바라보는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궁금했어요. 이런 장르에 호기심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그 순간부터 되게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는 우선 웃음을 터트리며 무안한 분위기를 대체했다. 먼저 그가 웃음으로 무안함을 대체한 것은 공포 영화는 두 눈 뜨고 보지 못하는심각한 수준의 공포 영화 거부자란 점이다. ‘8일의 밤에서 그가 연기한 진수는 죽은 자를 본다. 공포 영화 촬영 현장에선 간혹 깜짝 놀랄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그럴 경우 대박이 난다는 속설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영화 속 진수처럼 이성민이 겪은 촬영장의 깜짝 놀랄 뒷얘기가 있을까 궁금했다.
 
하하하, 그런 건 뭐 없었어요. 촬영하면서는 그런 걸 신경 쓸 겨를도 없고. 뭐 어디에서 이상한 게 보이고 들리는 그런 걸 유심히 관찰할 여유도 없어요. 그리고 제가 공포 영화를 진짜로 못봐요. 30년 가까이 됐죠. 20대 즈음에 극장에서 제목도 기억 안 나는 공포 영화 한 편을 본 이후 아직까지 못 봤어요. 무서워요(웃음). 근데 촬영하면서는 아까 말한 것처럼 무서운 것도 몰라요. 우리한테는 일이니 뭐. 하하하.”
 
배우 이성민. 사진/넷플릭스
 
배우로서 8일의 밤과 비슷한 장르의 영화를 거의 본 적이 없기에 레퍼런스로 삼을 만한 분위기와 인물을 떠올리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반대로 오컬트 장르를 거의 즐기지 않는 탓에 진수캐릭터를 연기하면 의도치 않게 다른 어떤 기존의 오컬트 영화와 비슷해질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이성민은 세계관이란 키워드를 통해 기존 오컬트 그리고 공포 호러 영화 속 주인공과 자신이 연기한 진수가 다른 점을 설명했다.
 
기존 오컬트 영화 속 주인공과 진수가 다른 점은 의외로 뚜렷하지 않을까 싶어요. 진수가 관여하는 다른 세계’, 즉 그 세계에 진수가 들어가 있는 게 기존 오컬트 장르 속 주인공들과 다른 점이 아닐까 싶네요. ‘진수가 전직 스님이란 점도 사실 출연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을 줬어요. 그 점이 진수를 만들어 가는데 큰 키워드가 된 점도 있어요. 그리고 종교적 색채가 강한 점도 기존 ;오컬트와 다른 점이 아닐까 싶네요.”
 
그는 8일의 밤에서 자신보단 동자승으로 출연한 청석역의 남다름을 주목해 달라고 했다. 이성민은 이 영화는 온전히 남다름의 매력이 끌어 가는 작품이다라고 자신의 역할과 비중보단 후배 남다름을 극찬하고 추켜세웠다. 극중에서 두 사람은 함께 보이지 않는 큰 존재를 함께 대항하는 파트너이자 비밀스런 관계로 엮인 사이다.
 
배우 이성민. 사진/넷플릭스
 
다름이 같은 경우는 뭐 제 아들 뻘이죠. 하하하. 실제로 tvN 드라마 기억에서 제 아들로 나왔었어요. 당시 사춘기를 겪고 있어서 고민이 정말 많았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제가 뭐 거창하게 조언을 해주거나 그런 건 아니었죠. 그냥 들어줬는데. 아마도 계속 배우를 할 것이고 좋은 성인 연기자가 될 것이라 생각했죠. ‘8일의 밤은 성인 연기자로 도약하는 남다름의 진짜 남다른 매력을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작품이 될 것입니다. 저와의 호흡과 앙상블도 최고였습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