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매번 반복되는 인재…안전에 타협은 없다
입력 : 2021-06-13 06:00:00 수정 : 2021-06-13 06:00:00
어머니 병문안을 가던 딸, 큰아들의 생일상을 차려주고 일터로 향한 어머니,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고등학생...
 
철거공사 중이던 지상 5층짜리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면서 바로 앞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 1대가 잔해에 매몰됏고 짓눌린 버스 안에 갇힌 17명 가운데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광주 재개발사업 공사현장에서 일어난 철거건물 붕괴사고다.
 
이번 사고도 잊을만 하면 불거지는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명백한 '인재(人災)'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에서 밝혀지겠지만 우선 사고 당시 현장 감리자가 없었던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또한 전문가들은 또 철거 중인 건물이 통째로 앞으로 넘어져 내린 것은 철거업체가 당국에서 허가한 해체계획서와 달리 철거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해체계획서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철거 현장에서는 여전히 안전을 무시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철거 공사는 별다른 기술력이 필요 없고, 빠르게 철거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건설현장에서 "건출물 철거는 시간이 곧 돈"이라는 의식이 만연하다. 이는 즉 좀 더 안전하게 철거를 진행할 수 있는 공법이 있지만 그렇게 하면 공사기간이 길어지게 때문에 알고서도 안전을 중요시하지 않고 오로지 돈을 따르고 있다는 것. 건물 해체 현장에서는 이미 일상화돼 있다.
 
이번 참사도 건설 현장에서 '철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기업이 돈 욕심 때문에 원청, 하청, 재하청, 재재하청 등 하도급을 주고 결국 돈을 적게 받는 현장 작업자가 일을 빨리, 대충 해치워버리는 구조가 됐다. 
 
앞서 불과 2년 전에도 이번 사고와 판박이 같이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서울 잠원동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무너져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사고 징후가 있었는데도 현장 관계자들이 안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무시한 것이 원인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원인을 철거산업 자체에서 찾고 있다. 철거 공사는 건물을 짓는 공사가 아니고, 철거만 하기 때문에 나중에 검사를 받는 등 점검 절차가 없다. 아울러 건물 철거를 위해 큰 기술력이 필요 없고, 특히 공사 기간을 단축하면 그만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철거 업체에게 공사 기간 단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의식이 변하지 않으면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아무리 법을 개정하고 처벌 기준을 강화해도 현장에서 서로 서로 암묵적으로 묵인된 방식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처벌 강화와 함께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현장 인력들의 근본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반드시 지켜야 할 규정과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사고가 나기 마련이다. 현장의 안전불감증은 쉽게 발견하기도 고치기도 어렵다. 인재의 원인과 방지대책은 분명하다. 돈 보다 사람, 안전을 우선으로 하면 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철거 문제 뿐만 아니라 건설 공사 현장 전반을 꼼꼼히 되짚어야 한다.근본적인 체질 변화 없는 땜질식 처방으론 또 다시 사고를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대책과 강력한 처벌이 없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건축물과 관련된 안전불감증은 수많은 인명 피해와 대형사고로 이어진다. 해법은 멀리 있지 않다. 획기적인 새로운 대책보다는 그동안 소홀히 했던 ´안전'을 다시 한번 재무장할 때다.  업계도 공기를 단축하기 위한 업계의 ‘속전속결' 문화를 하루 빨리 버려야 한다. 전형적인 후진국형 인재다. 안전수칙을 철저하게 지킬 때만 귀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두번 다시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후진국형 인재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생명과 안전에는 타협이 있어서는 안된다.  
 
박상효 산업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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