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디스토피아를 흔히 배경으로 사용하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공상은 현실이 됐다. 코로나 시대 전집필한 이 소설 배경은 전염병으로 수십억명이 사망하고 테러와 전쟁으로 황폐해진 세계. 베르베르의 전작 ‘고양이’의 주인공 바스테트는 쥐떼를 물리치고 인류 문명을 대신할 새 문명을 계획한다. 주로 인간 실험에 착취된 소, 돼지, 비둘기 같은 다른 동물종들과 소통과 협력을 펼쳐간다. “실은 인간에 관한 이 한 편의 우화는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작가가 울리는 경종이다.”
문명 1, 2세트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전미연 옮김|열린책들 펴냄
미스터리 소설에 코를 박고 있으면 어두운 세상이 더 암울해질 것만 같다. 아무리 ‘여름은 미스터리’라고 하지만 올해만큼은 벗어나고 싶다. 심리를 조금 밝은 쪽으로 풀어간 몇몇 책들에 자연스레 눈길이 간다. 뉴욕에서 프로이트와 정신분석학을 공부한 저자는 ‘애도’로 심리를 치료한다. 애도의 4단계(부정, 분노, 슬픔, 수용)로 부정적인 감정과 작별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뭉친 근육을 풀듯 상실의 상처를 이완할 수 있다. 어떤 것들이 억눌려 있는지 돌아볼 수 있다.
상처받은 나를 위한 애도 수업
강은호 지음|생각정원 펴냄
불의의 사고로 아내와 아기를 잃은 독신 남성은 새로운 인연을 만나 결혼을 약속한다. 다음 장면은 이제 당신이 막장 드라마에서나 보던 그 일이다. 신부 앞에 웬 낯선 여자가 나타나 난동을 부리는데 여자는 죽은 줄 알았던 그 전처다. 전처는 다시 부부가 되기 위해 저승에서 환생했다고 주장한다. 제3자 청년 기타이치는 우연히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이 수수께끼를 해결해간다. 작가는 “크고 작은 세상사의 트러블을 해결해가는 성장소설을 그려보고 싶었다” 한다.
기타기타 사건부
미야베 미유키 지음|이규원 옮김|북스피어 펴냄
세계적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딸 사샤가 10대 시절 잃은 아버지 칼을 회고한다. 칼은 사샤의 어떤 질문에도 함께 백과사전을 펼쳐주는 동료였다. 칼로부터 물려받은 과학적 사고를 디딤돌 삼아 사샤는 태어남과 성장, 결혼, 죽음 사이 인간사를 계절의 순환이란 자연의 리듬과 이어간다. 일상 속 작은 의식들은 삶의 순수한 기쁨을 일깨우는 일이었다. 유한한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거리두기가 장기화된 오늘날 타인과 삶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
사샤 세이건 지음|홍한별 옮김|문학동네 펴냄
코로나19 이후 전 국민 주식시대다. 10대부터 60대까지 주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곧 버블이 터질 것’이라는 경고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저자는 “다가올 거대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다음 스텝을 준비해야할 때”라고 말한다. 책은 지금처럼 성장이 더디고 금리가 낮은 시대에 ‘저성장, 저물가 시나리오’를 준비하라고 한다. 미국 주식 투자보다 중국 주식 투자가 나을 수 있다. 일러스트를 삽입해 딱딱하고 지루한 경제학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부의 시나리오
오건영 지음|페이지2 펴냄
코로나 이전에도 우리 곁에는 수많은 재난들이 있었다. 시민들이 살던 아파트가 무너지기도 하고, 어느 해에는 한강 다리가 무너지기도 했다. 그러나 대응 매뉴얼은 커녕 언제나 임시방편 뿐. 사회는 돌아서면 잊어먹는 금붕어처럼 다시 흘러갔다. 허리 케인, 구제역, 삼풍 백화점 붕괴, 세월호 침몰, 오염 물질 확산, 운석 충돌…. 불가항력 자연재해부터 인간이 만든 사회적 재난까지, 책은 재난을 주제로 한 소설 8편을 엮는다. 아픔과 불평등을 마주하며 세상의 변화를 기원한다.
기억하는 소설
강영숙 외 11명 지음|창비교육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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